‘기대 자산 보고서’ 공개
한국의 자산가 10명 중 3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자산관리 자신감이 떨어진 탓에 재무 목표를 실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SC제일은행의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은 최근 한국의 자산가그룹(신흥부유층, 부유층, 초고액자산가층)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66%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생애 목표를 재설정했다.
SC그룹은 지난 6~7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전세계 12개 시장에 걸쳐 신흥부유층, 부유층, 초부유층으로 구성된 자산가그룹 1만564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21일 그 분석 결과를 담은 ‘기대 자산 보고서’를 공개했다. 한국은 1082명의 자산가그룹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한국 자산가그룹은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설정했다. 생애 목표를 재설정한 응답자 가운데 46%는 건강 향상을, 39%는 더욱 편안한 노후를 각각 최우선 목표로 세웠다.
보고서는 목표 달성을 위해 현금 저축보다는 선제적인 투자를 포함해 자산 증식을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지만, 많은 자산가그룹이 투자 자신감 약화 탓에 위험 회피에 빠져들고 자산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디지털 툴 활용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 자신감 약화는 신흥부유층에서 두드러졌다. 신흥부유층의 47%가 투자 자신감을 상실했다고 응답해 초부유층의 27%보다 높았다. 이는 아직 자산을 형성 중인 신흥부유층일수록 투자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지원 조치가 없으면 자산가그룹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의미이다.
한국 자산가그룹의 투자 자신감에 가장 큰 영향을 준 3가지 요소는 ▲금융시장의 변동성(40%) ▲소득 불충분(33%) ▲저금리(28%) 등으로 꼽혔다.
또 자산가그룹의 31%는 65세 이전 은퇴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38%는 현재 노후 준비를 위한 저축•투자를 하지 않고 있으며, 노후를 준비 중이라는 응답자도 은퇴 후의 주요 예상 소득원으로 ‘예금상품(40%)’과 ‘정부 연금(38%)’을 꼽았다.
다만 자산가그룹 중 5가지 이상의 신규투자나 전략을 시도한 투자자들은 대부분 본인 자산관리 결과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글로벌 응답자 비율은 94%, 한국은 71%로 집계됐다.
콜린 치앙 SC제일은행 자산관리부문장(전무)은 “현금 저축만으로는 더 길어진 수명과 새로운 생애 우선순위 목표 달성에 불충분하기 때문에 자산가그룹에게 장기 투자는 필수적이다”며 “새로운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다각화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지금 당장 필요한 조치들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