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공매도 거래액 전월比 23%↑
기관, 기아·현대차 2124억 순매수
하락장에 공매도 비중이 늘자 개인투자자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HMM 등 개인 선호도가 높은 종목에서 공매도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과 기관 등 공매도 주체들은 이들 종목을 누르고 현대차·기아 등 자동차주는 장바구니에 담았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시장에서 공매도 거래 금액은 4조28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일일 평균 5350억원 수준이다. 전월(4348억원) 대비 23% 늘어났다. 하루 1002억원이 더 많이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인의 공매도 비중이 73.68%로 여전히 높았고, 기관도 전월 대비 일일 평균 거래금액을 25.26%나 확대했다. 반면, 개인은 1.90%로 작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런데, 공매도의 주 타겟이 되고 있는 종목은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전자다. 개인은 이달 삼성전자를 1조8558억원 순매수했지만, 14일 단 하루동안 삼성전자에 몰린 공매도 거래대금 1조3466억원과 비교하면 비슷하다.
'흠슬라'로 불리는 HMM도 공매도에 몸살을 앓고 있다. 8일 기준 HMM의 공매도 잔고는 1177억원으로 셀트리온 다음으로 많다. HMM은 공매도거래가 재개된 올해 5월3일 이후 주가가 23.72% 내렸다. HMM은 최근 배당과 영구채 조기상환을 검토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국정감사에선 공매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국인이 개인과 제로섬(zero-sum) 게임을 하고 있는 듯한 현재의 상황에서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 확대가 과연 바람직한 정책 방향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매도와 주가의 상관관계는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공매도가 유동성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송민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공매도 금지조치 직후 시장 유동성은 악화되고 변동성은 확대됐다"며 "금지조치는 한정적 종목에 대해 최소한의 기간 동안에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공매도가 다시 허용된 종목군의 변동성이 높아진 것은 주식시장 가격 조정기에 나타난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공매도 증가 여부에 대해선 증시의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락장이 이어지게 된다면 공매도가 더 늘수도 있을 전망이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저가매수 전략이 용이하지 않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매도는 선행변수라기 보단 후행지표로 봐야한다"며 "장이 빠질 때 같이 늘어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자동차주는 사모으고 있다. 증권가는 4분기 이후를 내다본 투자 전략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은 LG화학(3495억원)과 SK이노베이션(1174억원) 등 배터리주를 이달 가장 많이 샀다. 기관은 LG화학을 1328억원 순매수 했고, 기아(1109억원)와 현대차(1015억원)도 1000억원 이상 모았다. 모두 개인들이 정리한 매물이다. 하락장에도 현대차는 이달 4.50% 올랐고, 기아도 3.57% 상승했다.
신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완성차 업계는 계절적 비수기와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가 맞물린 3분기를 딛고 일어나 연간 사업계획 달성을 위한 막판 스퍼트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