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돈줄 금융사 회계감리 '추후 결정'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조사 없었다"
머지포인트 사태, DLF 소송은 '정면 돌파'
화천대유 논란이 금융감독원에 대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등장했다. 금감원은 화천대유로 흘러간 금융사 자금 출처를 밝히기 위한 회계감리 착수 여부를 수사당국의 조사 결과 발표 이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논란까지 도마 위에 오르면서 국감에 데뷔한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진땀을 빼는 모습이 연출됐다.
7일 정은보 금감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성남시 대장동 개발의혹과 관련된 금융회사에 대한 회계 감리 여부는 수사당국의 수사 진행 경과를 봐가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5일에도 화천대유가 저지른 회계 부정과 관련해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회계 감리 착수 여부를 금융위원회와 한국공인회계사회와 협의해보겠다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금감원은 현재 하나은행이나 SK증권에 대한 검사는 현재 실시하지 않은 상황이다.
정 원장은 "당국에 의해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이므로 수사 결과에 따라 행정적인 측면에서 금감원이 검사를 해야 할 경우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외부감사법 규정상으로도 형사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회계감리 실시를 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인 김건희 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는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정 원장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거래소로부터 보고 의무 위반 보고를 받았지만 주가 조사에 대한 조사는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 정무위 소속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감원이 머지포인트 사태와 관련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정 원장은 "머지포인트 사태와 관련해 대응이 지연된 부분이 있었고, 사안 대응이 빨리 진행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지난 8월 11일 머지포인트는 선불 충전금 판매를 중단하고 사용처를 축소한다고 기습적으로 공지하면서 대규모 환불 사태를 촉발했다. 당시 금감원은 머지포인트가 전금업자 등록업체가 아니라서 직접적인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세운 바 있다.
우리은행의 DLF 소송과 관련해서는 이사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법원은 지난달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DLF 부실판매와 관련한 금감원의 중징계가 불합리하다며 제기한 취소 소송에서 1심 승소 판결을 내렸다. 금감원은 이에 불복해 항소를 결정한 상황이다.
정 원장은 '우리은행 DLF 사태가 내부통제 규범 미흡에서 비롯됐는가'를 묻는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금융회사 이사회가 제 기능을 잘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가계대출 리스크에 대한 질의도 등장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용대출이 금융시장 리스크의 뇌관이 될 수 있느냐'고 질문했고, 정 원장은 "신용대출은 단기대출이고 담보를 제공하지 않는 특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금융시장 여건이 반전될 경우 신용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피력했다.
이외 금감원은 ▲디지털 플랫폼과 금융회사 간 경쟁 질서 확립 노력 ▲가계부채 증가 및 자산가격 변동성 확대 등 금융시장 리스크 요인 안정적 관리 ▲금융회사 손실흡수능력 제고 ▲소상공인, 중소기업 대상 금융지원 건전성규제 유연화 조치 ▲가상자산 사업자 신속 신고 심사 추진 등을 주요 업무로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