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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크선 운임지수 폭등하지만…“주요 화물수요가 향후 지수 결정”


입력 2021.10.02 06:00 수정 2021.10.01 17:55        김민희 기자 (kmh@dailian.co.kr)

지난달 말 BDI 5000선 넘어…30일 5167포인트 기록

“연이은 재해 영향 커…철강 감산·헝다사태로 운송수요 감소 가능성도”

최근 1년 간 BDI 추이 그래프.ⓒ블룸버그통신

발틱운임지수(BDI)가 지난달 5000포인트를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델타변이 재확산과 태풍, 허리케인 등의 영향으로 중국과 미국 등 주요 항만 운영 차질이 발생하면서다.


다만 이 같은 운임 강세는 단기간 연속적으로 발생한 재난 영향이 크며, 이후 벌크선 운임은 철광석과 곡물, 석탄 등의 주요 화물 수요가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벌크선 운임 동향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는 지난달 30일 기준 5167포인트로 집계됐다. 앞서 같은 달 29일 5000포인트를 넘어서며 2009년 11월 이후 1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벌크선은 철광석이나 석탄 같은 원자재와 곡물을 운반하는 선박으로, 올해 초부터 폭발적인 시황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1월 1374포인트로 시작한 BDI는 4월 말 3000포인트로 올라섰고, 8월 중순 4000선을 돌파했다.


올 3분기에 나타난 벌크선 시황 강세는 수요 요인보다는 빈번한 자연 재해에 의한 선대 공급 차질 영향이 크다. 한국해양진흥공사 ‘건화물선 시장 동향과 전망’ 보고서는 7월 말 태풍 ‘인파(Infa)’의 중국 내륙 상륙, 8월 중순 중국 코로나19 델타 변이 재확산, 8월 말 미 걸프만의 허리케인 ‘아이다(Ida)’ 피해, 그리고 9월 중순 동북아에 발생한 태풍 ‘찬투(Chanthu)’가 선박 공급 일정 차질을 초래하며 시장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기상악화와 팬데믹 영향으로 대기 선박도 늘어났다.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주 기준 총 벌크선의 5.5%인 679척이 항만에 대기하고 있다. 이는 8월 599척 대비 13% 증가한 수치다. 특히 중국 북부 항만의 정체가 심각해 263척(약 1690만t)의 벌크선이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이은 자연재해로 BDI가 빠르게 상승 중이지만, 철광석과 곡물 등 주요 화물 분야의 수요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8월부터 본격적인 철강 감산에 돌입했는데, 이는 건설·자동차 등 주요 철강 소비 산업의 성장률 둔화와 중국 조강 생산량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계에 따르면 8월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8324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고, 일평균 생산량은 268만t으로 전월 대비 4.1% 줄었다.


이석주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운거래지원팀장은 “곡물은 중국의 대두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의 옥수수 수출 부진으로 인해 뚜렷한 시황 견인 효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3대 주요 화물 중 석탄만이 중국과 유럽의 강력한 수입 수요 지속에 힘입어 시황을 꾸준히 견인하고 있다”고 보고서를 통해 설명했다.


각종 재해로 단기간 운임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나,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운임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자연재해로 인한 선박 공급 차질은 지속 가능한 요인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또한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의 파산 가능성이 제기되자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위축이 운송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석주 해운거래지원팀장은 “벌크선 수요 요인은 양호하기는 하나 뛰어나지는 않은 상태”라며 “오히려 헝다 그룹 사태로 촉발될 중국의 부동산 및 건설 분야 침체 가능성은 위협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다른 전문가 최건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원은 “중국 철강 수요의 30~35%를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 하락과 환경규제 등으로 인한 철강생산량 감소는 장기적으로 운송수요 감소로 이어진다”며 “이에 장기적인 운임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희 기자 (km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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