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물량 제외하고 총 4341가구 중 2256가구 '화천대유'가 공급
전문가 "노른자 중에서도 노른자 땅만 가져가…허점 많았다"
과다 배당 논란을 빚는 화천대유가 대장동에서 공급된 분양 물량 중 임대 등 공공 물량을 제외하면 절반 이상을 직접 시행해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15개 블록 중 화천대유가 우선 공급 받는 용지는 5개 블록에 불과하지만, 분양 물량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이들이 배당과는 별도로 분양에서도 과도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 사업을 통해 주택 부지로 총 15개 블록이 조성됐다. 이 중 화천대유가 공동주택 용지 A1·2·11·12블록, 연립주택 용지 B1블록을 수의계약으로 따내 직접 시행했다. 블록별 가구 수는 229~529가구로 총 2256가구를 공급했다. 이는 대장동의 전체 공급량(5685가구)의 39%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지만 당초 임대 주택 용지로 계획된 A9·10블록(1344가구)의 물량을 제외하면 화천대유의 물량은 총 공급량 중 절반으로 늘어난다. 노른자땅 위에서 일어나는 시행의 절반은 화천대유가 맡은 셈이다.
여기서부터 고수익은 예정돼 있었다. 대장동 사업 구조도 화천대유의 분양수익을 올리는 데 시너지 효과를 냈다. 공공택지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만 대장지구는 민간사업으로 분류돼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았다.
화천대유는 직접 시행을 통해 지난해 말까지 대장동에서 1조981억원의 분양매출을 올렸다. 여기에서 토지비·공사비·금융비용 등을 제하고 매출의 21.4%인 2352억원을 수익으로 남겼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821억7994만원, 2020년 2352억783만원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 자체가 화천대유를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될 정도로 편하게 막대한 수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화천대유는 대장동 마지막 민간분양 주택단지인 '판교 SK뷰 테라스'의 계약을 진행 중이다. 단지는 지하 1층~지상 4층, 전용면적 75~84㎡, 16개동, 총 292가구 규모로 3.3㎡당 분양가는 3440만원이다. 분양가 총액은 3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수익률을 10~15%로 보는데, 350억~525억원의 추가적인 분양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화천대유는 총 분양 수익으로 3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거둬들일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땅도 저렴하게 수용한데다가 분양가 상한제도 적용되지 않았고 물량의 절반도 화천대유에게 안겨줬으니 어떻게든 수익이 날 수 밖에 없었던 사업"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체적인 공급량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는 것은 화천대유가 노른자 중에서도 노른자 땅만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며 "허점이 많았던 사업"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