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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대장동이 이재명 표 '모범 공익사업'?…서민들에겐 실패작


입력 2021.09.30 06:15 수정 2021.09.30 11:44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단기간 매맷값·전셋값 치솟아…프리미엄만 10억

특혜의혹 후 부동산 문의 더 늘어

전용 84㎡ 매매호가 17억…서민 주거안정은 먼나라 이야기

"현 정부 정책과 개발시기 맞물려, 시장 기현장 부추긴 셈"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을 '단군이래 최대 공익 환수사업', '전국 지자체에서 배워야 할 모범 공익사업'이라 평가했지만, 현장에선 대장지구와 공공성은 거리가 멀다는 공통된 반응이 나왔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집값 안정, 서민 주거불안 해소 이런 말이랑은 거리가 멀어요. 이번에 특혜니 비리니 각종 논란이 터지면서 잠잠할 거라 예상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부동산 문의는 더 늘었습니다. 가진 자는 더 가질 수 있도록 정부와 성남시가 판을 깔아준 거나 다름없어요."


지난 2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대장지구(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지)에서 만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둘러싼 최근 논란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을 '단군이래 최대 공익 환수사업', '전국 지자체에서 배워야 할 모범 공익사업'이라 평가했지만, 현장에선 대장지구와 공공성은 거리가 멀다는 공통된 반응이 나왔다.


대장지구는 민영개발로 추진하려던 것을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민관 협력방식으로 추진한 도시개발사업이다. 공공이 개입함으로써 자칫 민간사업자가 100% 독식할 뻔한 개발이익을 5503억원이나 환수할 수 있었다는 게 이 지사 측 논리다.


하지만 이곳 현장에서 나오는 평가는 다르다. 오히려 민간에게 맡겨 장기간 사업이 추진됐더라면 대장지구 주택가격이 이처럼 요동치지는 않았을 거란 지적이다.


대장지구 내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5년이 걸리든 10년이 걸리든 대장동은 입지 자체가 좋아서 어차피 개발되면 집값이 상승했을 것"이라며 "성남시가 굳이 나서서 사업 기간을 앞당기지 않았더라면 대장동 집값이 이렇게 정신 못 차릴 수준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입주한 '판교퍼스트힐푸르지오 A2블록' 전용 84㎡는 5월25일 12억3000만원에 매매됐다. 2018년 말 분양가가 6억9000만~7억원 초반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입주 시점에 5억원 이상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현재 해당 주택형 매매호가는 16억~17억원 수준을 보인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은 인근에서 문의가 오는 정도였는데 요즘에는 멀리서 문의 전화가 오거나 임장 오는 분들이 더 늘었다"며 "막상 와서 둘러보니 생각보다 좋다는 반응이다. 이번 특혜 논란으로 전국적으로 이슈가 된 게 오히려 노이즈마케팅이 되면서 가격 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인식을 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장지구는 '마지막 판교생활권', '남판교' 입지라는 강점이 부각되면서 매도 우위 시장 분위기가 굳어진 상태다.ⓒ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여기는 분양가상한제 혜택을 못 봐서 47평형, 52평형 등 넓은 평수는 비싸다고 분양 포기한 사람도 많았다"며 "그때 13억~14억 하던 47평이 지금 24억원으로 배 가까이 뛰었으니 못 잡고 놓친 분들은 이제 살 수도 없고, 배 아프단 소리만 하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토지도 입지가 좋은 곳은 10억이나 프리미엄이 붙은 상황. 가격이 정상범위를 벗어났다"며 "지금 정부랑 시기가 맞물리면서 대장지구 집값 상승이 더 심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대장지구는 '마지막 판교생활권', '남판교' 입지라는 강점이 부각되면서 매도 우위 시장 분위기가 굳어진 상태다.


이에 일부 집주인들은 세 부담을 줄이고 조금이라도 더 시세 차익을 많이 남기기 위해 다운계약 꼼수를 쓰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령 47평형 24억원대 매물을 보고 부동산에 문의하면 실제 계약서는 이보다 2억원가량 낮춰 쓰지 않겠냐고 설득하는 식이다.


공급 대비 수요가 많은 탓에 전셋값도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이다. 입주시기가 다가오면 늘어난 물량 만큼 전셋값도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대장지구에선 찾아볼 수 없다.


'판교더샵포레스트 11단지' 전용 84㎡는 이달 초 6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이보다 앞서 7월에는 7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인접한 '판교더샵포레스트 12단지' 같은 평형대는 지난 7월 보증금 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2018년 12월 7억원대 분양한 것을 고려하면 불과 2년 반만에 전셋값이 분양가를 넘어선 셈이다.


업계에선 오는 11월쯤 남은 물량 입주가 본격화되면 전셋값 상승세는 더 심화될 거라고 입을 모았다.


이곳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1월 입주가 시작되면 막차 수요가 대거 몰릴 것"이라며 "그 시기를 놓치면 이제 대장지구에 발을 들일 수 없으니 전셋값은 더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 대장지구 집값이 널뛰는 걸 보면 공익사업으로 여기를 개발했다는 건 아무도 모를 것"이라며 "진행 중인 공사가 마무리되고 인프라도 좋아지면 가진 자만 더 가지는 분위기가 굳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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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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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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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레스룸 2021.09.30  05:00
    원주민들은 개털 되었는데 누구를 위한 모범사업이고 성공 운운 하시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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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도지기 2021.09.30  02:36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는
     대장동 개발·이익 배분 방식에 대해 “서민이 평생 일군 집과 농토를 강탈해 정치·법조인들이 나눠 먹은 것”이라고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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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도지기 2021.09.30  01:25
    서민의 이익을 갈취하여 자기세력 공동체 7명에게 나눠먹게 한 몸통 이재명이 끊임없이 국민의힘에게 뒤집어 씌우려는 거짓과 뻔뻔함을 전국민이 지켜보고 있거늘,
    
    민주당 지지자들은 어찌하여 그래도 이재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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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년살자 2021.09.30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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