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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커스' 띄우며 中 견제…'뿔난 佛' 달래기


입력 2021.09.23 12:01 수정 2021.09.23 12:02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바이든-마크롱 전화통화 '관계 회복'

내달 정상회담-주미프랑스대사 복귀

中 "시대착오" 반발…갈등 심화될 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뉴시스

미국이 영국·호주와의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를 발족시킨 후폭풍이 국제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시작된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 재편' 시도에 유럽 정세도 요동치고 있다.


특히 오커스 출범에 따른 호주와의 잠수함 건조 계약 파기로 77조원의 손해를 보게 된 프랑스는 주재 대사를 자국으로 소환하는 등 미국에 거세게 반발하면서 새로운 갈등구도를 예고했다. 프랑스가 핵심 동맹이자 오랜 우방인 미국 대사를 소환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미국이 우방인 프랑스와의 불화를 감수하면서까지 인도·태평양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오커스는 중국의 군사적 기술적 상승에 맞서기 위한 미국의 분명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현재 미국은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안보‧군사 동맹인 '파이브아이즈(Five Eyes)'와 미국·일본·인도·호주로 이뤄진 4자 협력체인 '쿼드(Quad)'에 이어 오커스까지 띄우면서 중국을 겨냥한 전방위 압박에 나서고 있다.


이번에 출범한 오커스는 호주, 영국, 미국 국가명을 순서대로 따서 만들어진 안보동맹으로, 3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외교, 안보, 국방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호주 해군이 핵추진 잠수함 전력을 갖추도록 미국이 지원하기로 한 것은 국제사회에서도 '파격'으로 평가됐다. 미국이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다른 나라에 지원한 것은 1958년 영국 이후 처음이다.


3국 정상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호주의 능력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끌어올리기 위해 양국의 잠수함 프로그램을 토대로 미국과 영국의 전문지식을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과 대치하고 있는 호주로서는 강력한 전략적 자산을 확보하게 됐고,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본토에서 출발하지 않고 호주를 통해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1일 유엔총회에서 사전 녹화한 화상연설을 통해 "소그룹과 제로섬(zero sum) 게임을 지양해야 한다"며 오커스를 비판했다. 자오리젠 중국외교부 대변인도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소그룹, 소집단을 만드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반발했다.


바이든-마크롱 전화통화 '관계회복' 주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전화통화를 갖고 다음달 정상회담을 하기로 하는 등 '우방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30분 간 전화통화를 하고 오커스 발족으로 손상된 양국 간 신뢰를 회복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두 정상은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심도있는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 "두 정상은 프랑스와 유럽 파트너국과의 전략적 관심에 있어서 공개 협의를 했더라면 유용했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그런 점에서 그의 지속적인 약속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전화통화 이후 마크롱 대통령도 자국으로 소환한 미국 주재 프랑스 대사에게 워싱턴DC로 복귀를 지시했다.


당장 다음달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불협화음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성명은 "다음달 두 정상이 유럽에서 만나기로 했다"며 "신뢰를 보장하고 공동 목표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안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정상회담 시점과 장소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10월 30∼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두 정상간 통화가 30분 동안 우호적으로 진행됐다"며 "관계 정상 복귀를 향한 단계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프랑스는 "뒤통수를 맞았다"며 미국을 강하게 비난해왔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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