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 합격하려 9수 하는 것은
괜찮고 인문학은 대학·대학원까지
공부할 필요 없다니…세상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느냐. 무슨 논리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인문학 발언'을 향해 충격을 받아 얼굴이 화끈거린다고 질타했다. 유 전 의원은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재학생의 글을 인용해 윤 전 총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16일 SNS에 "윤석열 후보가 안동대에서 한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인문학은 대학 4년과 대학원까지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말은 도대체 무슨 논리냐"고 포문을 열었다.
앞서 윤석열 전 총장은 지난 13일 안동대학교 대학생들과 청년 일자리를 주제로 가진 간담회에서 "공학·자연과학 분야가 취업하기 좋고 일자리를 찾는데 굉장히 필요하다"며 "지금 세상에서 인문학은 그런 (공학·자연과학 같은) 것을 공부하면서 병행해도 된다. 그렇게 많은 학생들이 대학교 4년과 대학원까지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논란이 불거지자 윤 전 총장은 전날 한국노총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학생들한테 일자리 수요와 공급이 매칭되려고 하면 첨단과학·컴퓨터 이런데 관심을 더 갖고 뛰어난 역량을 갖추길 바란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유승민 전 의원은 "윤석열 후보는 (서울대) 인문대 옆의 법대 출신"이라며 "사시 합격을 위해 (사법시험) 9수를 하는 것은 괜찮고, 인문학은 대학·대학원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니 세상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느냐"고 공격했다.
이어 "혁신적 기업가가 공대 출신이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며 "스티브 잡스도 공대 졸업생이 아니다. 철학을 공부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애플의 공동 창업주인 잡스는 미국 리드대학교에서 철학 전공 과정을 밟았다.
이날 SNS에서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인문학 발언'에 공개질의를 한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재학생 장동원 씨의 글을 인용하기도 했다. 장 씨는 "윤석열 씨, 당신에게 인문학은 무엇이기에 그리 짧고 얕은 공부로도 가능하다고 한 것이냐"며 "나는 '할 필요 없는' 공부일지라도 계속 나아가련다"는 글을 썼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 후보의 말에 충격을 받고 질문을 던진 서울대 중문학과 3학년 장동원 학생의 페북 글을 읽고 내가 얼굴이 화끈거렸다"며 "윤 후보는 장동원 학생의 질문에 뭐라고 답하겠느냐"고 추궁했다.
그러면서 "경북 안동은 내 어머니의 고향이자 이육사 시인의 고향이고 퇴계의 고향"이라며 "하필 그 안동에 가서 인문학이 필요없다고 말한 윤 후보의 정신세계도 참 이해하기 쉽지 않다"고 공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