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배분제 신설…직원 1인 평균 임금 1% 75만원 올라
SMB영업·C&R운영 직무전환…“구조조정 절차로 봐야”
KT 조합원들이 올해 임금·단체협상 잠정합의안을 두고 거센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임금 인상률이 미미한 수준에 그친 반면 초과근무수당 등이 줄면서 사실상 ‘삭감’에 가깝다는 주장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KT 임단협에서 협약임금은 직원 1인 평균 연 75만원 인상으로 평균 1% 수준에 그쳤다.
초과근무수당·인사평가 인상률 줄어…“누적 손해액 1억 이상”
보상으로 지급되는 일시금은 500만원으로 하되 현금 300만원, KT 주식 200만원으로 지급한다. 주식 의무보유기간은 없다. 자기계발비는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늘었고 모바일 통신비는 월 1만5000원 인상됐다.
회사 영업이익의 10%를 전 직원에게 균등 배분하는 ‘성과배분제’ 신설은 긍정적 요소다. 성과 배분 금액을 KT 주식으로 선택한 뒤 1년 보유하면 인센티브로 수령액의 10%를 현금으로 추가 지급한다. 단, 100주 한도가 정해져 있다.
반면 초과근무수당은 연 100만~200만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조합원들은 계산하고 있다. 인사평가에 따른 인상률도 평균 2.5%에서 2%로 0.5%포인트 줄었다. 조합원들은 이에 따라 KT에서 20년간 근속할 경우 누적 손해액이 6750만~1억2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 임직원은 "잠정안은 전사 성과급이 보장된 연봉의 일부에서 불명확한 성과분배금으로 변경됐고 긴급 출동 보조비가 줄면서 실질 이익이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MZ세대 직원들, IT업계 연봉 인상 릴레이 속 ‘상대적 박탈감’ 호소
구조조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임단협 잠정안에는 직무 경쟁력 강화 명목으로 ‘SMB영업’ 부서와 ‘C&R운영’ 조직 직무전환을 시행하는데, 사실상 약 2200여명 규모의 구조조정으로 봐야 한다는 반발이 만만찮다.
잠정안에는 해당 내용을 ‘본인 희망 시 유관 그룹사로 전직 기회를 제공하며 전직 지원금과 특별학자금, 임금피크 보전금을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특히 MZ(밀레니얼+Z)세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크게 터져 나오는 형국이다. 또 다른 직원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지난해와 올해 임금 인상 릴레이를 펼친 데 반해 같은 직종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상대적 박탈감’이 든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MZ세대들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노조를 결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KT에는 제1노조인 KT노동조합과 제2노조인 KT새노조가 있다. 제1노조 조합원은 약 1만8000명, 제2노조 조합원은 약 3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잠정안은 노조 집행부가 회사와 협상한 것으로 다음날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과반이 찬성할 경우 최종 시행된다. 과반이 반대하면 재협상에 돌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