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라이더 사고가 남긴 것들 ①] "사람이 숨졌는데 칼치기 운운합니까?"


입력 2021.09.03 05:10 수정 2021.09.02 20:57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배달기사 사고 잇따라 안타깝다…위협 운전은 일부, 일반화 말고 추모가 먼저"

"운전이나 걸어다닐 때 위협 많이 느껴…교통안전의식·노동구조 함께 개선돼야"

선릉역 인근에 마련된 배달 라이더 사망사고 추모 ⓒ연합뉴스

배달 오토바이 기사가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며 사회 곳곳에서 안타까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호와 속도 위반, 끼어들기, 차량 사이 사이를 운전하는 일명 칼치기 등 평소 배달 기사들의 위험한 운전 방식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지난달 26일 선릉역 인근 도로에서 40대 오토바이 운전자 A씨가 뒤에 있던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 화물차 운전자는 정차 신호 당시 운전석이 높아 앞에 있던 A씨를 보지 못했고 운행 신호에 맞춰 차량을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에는 금천구 독산동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뒤에서 들이받아 배달 오토바이를 몰던 60대 남성 B씨가 그 자리에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전모(52)씨는 "연달아 발생한 배달 오토바이 기사의 사망사고 소식을 접하고 매우 안타까웠다"며 "사망사건 이후 배달 기사들의 위험한 운전 습관에 관해 이야기하는 걸 봤는데 사람이 사망한 상황에선 일단 고인에 대한 추모가 먼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모(27)씨는 "사람마다 모두 다 각자의 사정이 있는 건데 너무 단편적인 면만 보고 배달기사 집단 전체를 비난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배달 경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빨리 빨리' 문화를 줄여나가고 배달 기사들이 더 이상 위험한 경쟁 상황에 내몰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시민들은 반복되는 배달 기사의 사망 사고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배달 오토바이 기사들의 과격한 운전으로 인해 안전을 위협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토로했다.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하는 김모(30)씨는 "평소 운전을 하다 보면 배달 오토바이의 과격한 운전 때문에 위협을 느낀 경우가 많다"며 "얼마 전에도 노란 불에서 빨간 불로 변하는 순간 배달 오토바이가 확 지나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들도 정해진 시간에 배달해야 하고 배달 건수마다 수입이 측정돼 어쩔 수 없다는 건 이해하지만 너무 위험한 것 같다"며 "빠른 배달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서둘러 개선하고 오토바이도 차만큼 위협적인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평소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김모(28)씨는 "택시에서 내릴 때면 옆으로 오토바이가 확 튀어나올까 봐 무서워 조심하는 편"이라며 "길을 걸어 다닐 때도 배달 오토바이는 도로뿐 아니라 인도까지 가로질러 다니기 때문에 위험할 때가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릉역 사고의 경우 집 근처에서 일어난 일이라 더욱 마음이 쓰였다"며 "다만 배달 기사들의 교통안전의식과 그들의 노동구조 모두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김수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