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최재형 측 한목소리 “역선택 방지 조항 필요”
역선택 문제 뇌관으로...당 선관위 다음 주 최종 결정
‘역선택 방지’ 문제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가장 큰 뇌관으로 떠올랐다. 역선택 방지 필요성을 주장한 윤석열·최재형 대선 예비 후보 측은, 이에 반대하는 유승민·홍준표 예비 후보 측과 대립각을 형성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최재형 후보 측에서는 공식 브리핑과 논평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역선택 방지를 주장해왔다. 암묵적으로 이에 동의해 온 윤석열 후보 측에서는 공식적으로 캠프 의견을 발표하며 역선택 방지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윤석열 캠프 총괄실장인 장제원 의원은 1일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후보자 대리인 의견수렴자리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후보들 간의 대결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분이 민주당 후보들과 합해 다자대결로 가면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여론조사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는 분들의 의사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결정 과정에 반영되는 것은 정권 교체를 바라는 우리 지지자들의 열망을 받들지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의원은 역선택 방지 조항은 사실상 당의 합의가 도출됐다고 강조하면서 “2018년 당시 한국당 전국위원회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을 채택할 수 있도록 당헌당규를 개정하지 않았냐”고 짚었다.
일부 후보들 측에서 정홍원 선관위원장의 사퇴를 거론한 것에 대해선 “심판인 위원장을 흔드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선관위 단계에서, 경선룰 논의 시작하는 것”
“경준위 결정, 선관위가 흔드는 것처럼 호도”
최재형 캠프측도 역선택 방지 조항의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최재형 캠프 전략총괄본부장인 박대출 의원도 이날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역선택을 막는 것이 본선 경쟁력을 높이고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길이라는 점을 선관위에 설명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여러 여론조사의 수치가 좀 심하게 말하면 경선 조작까지도 의심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이를테면 대깨문(강성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에게 우리 운명을 맡길 수 있느냐, 이런 근본적 의문을 갖게 하는 상황”이라고 일갈했다.
앞서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선 “이준석 대표가 앞서 경준위는 경선룰을 정할 권한이 없다고 명시했다”며 “선관위 단계에서 경선룰 논의가 시작되는 것인데, 이게 경준위 결정을 선관위가 뒤흔드는 것처럼 호도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오후 베이비박스 운영시설인 주사랑공동체교회(서울시 관악구)에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후보측의 역선택 방지 공식 문제제기와 관련한 질문에 “유력한 야권후보가 아닌 손쉬운 야권후보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위험에 대해 충분히 말씀드렸다”며 “앞으로는 당에서 이러한 것 고려해 합리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더 이상 이 문제로 당이 시끄럽게 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역선택 문제를 더 이상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며 “당의 합리적인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은 역선택 문제를 놓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유승민·홍준표 후보 측은 역선택 방지는 후보의 중도의 확장성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선관위는 2일 여론조사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고 3일 내부 논의 시간을 갖은 후 역선택 문제를 매듭짓기로 했다. 이르면 다음 주 초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정홍원 선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관위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어떤 안도 확정된 것이 없다. 선관위가 결론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