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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돈 받고 가입한다고?…구독경제 시장 경쟁 '치열'


입력 2021.09.01 14:46 수정 2021.09.01 16:55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온라인 성지서 SKT 고객 대상으로 구독 가입 시 현금 지급

휴대폰 유통망 활용해 가입자 유입 꾀하며 공격 마케팅

방통위 "이용자 차별·불법 마케팅 여부 살펴보겠다"… SKT "본사 지침 아냐"

온라인 성지 SNS에 개제된 SK텔레콤 'T우주' 현금 지급 안내 공지. ★2는 현금 2만원을 의미한다. ⓒSNS 캡쳐

SK텔레콤이 구독 브랜드 ‘T우주’를 출시해 구독 시장에 본격 뛰어들면서 가입자 유치에 본격 나섰다. 이 가운데 일부 휴대폰 유통망에서 SK텔레콤 고객 대상으로 가입 시 '현금 지급(페이백)'을 얹어주는 영업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일부 휴대폰 유통망에서는 SK텔레콤 고객 대상으로, 구독 패키지 상품 ‘우주패스 올(all)’에 가입해 2개월간 가입 유지, 추천 직원 입력 등을 조건으로 2만원 이상 상당의 현금이나 치킨 기프티콘 등 상품을 증정하는 온라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우주패스 올'은 SK텔레콤이 지난 8월 31일 전국민 대상의 구독 서비스 'T우주'를 론칭하면서 출시한 월 9900원 요금의 구독 패키지 상품으로, 첫 달에는 1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아마존 해외직구 무료배송, 11번가 포인트 지급, 구글 원(One) 용량 제공에 더해 여러 제휴 파트너들의 구독 상품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같은 현금 지급 마케팅은 일부 성지점(이통사 판매정책에 따라 휴대폰을 싸게 파는 일부 매장)들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휴대폰 정보 공유 커뮤니티 홍보를 통해 네이버 '밴드' 등으로 SK텔레콤 가입자들을 모집하고, 현금 지급을 앞세워 구독 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형태다.


한 휴대폰 유통업체 관계자는 "SKT에서만 하는 정책으로 대리점 별 가입자 할당이 떨어졌다"며 "'우주패스 올' 상품만 실적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통상 이통사들은 휴대폰 판매점에 리베이트를 지급해 휴대폰 판매 경쟁을 벌이거나, 휴대폰 개통 시 부가서비스를 끼워팔곤 한다. 하지만 기존 이동전화 부가서비스가 아닌 '구독형 서비스'에 대해 개별적으로 보조금 지급을 통해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SK텔레콤 T우주 상품 패키지 안내.ⓒSK텔레콤

SK텔레콤은 오는 11월 인적분할을 통해 유무선 통신사업의 존속법인 ‘SK텔레콤’과 반도체 및 정보통신기술(ICT) 자회사 중심의 신설회사 ‘SK스퀘어’로 분할한다. 존속법인은 정체된 통신사업 외에 돌파구를 찾기 위해 구독 사업을 새 성장 사업으로 낙점하고, 마진보다는 고객 확대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2025년까지 3600만명의 구독 서비스 가입자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자사가 보유한 2400만명에 달하는 통신 고객을 우선 공략하는 것이 출시 초반 빠르게 가입자를 확대하는 데 유리하고, 동시에 통신 가입자 '록인(Lock in, 묶어둠)' 효과도 꾀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SK텔레콤은 자사 특정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를 쓰는 고객에게는 매월 5000원, 또는 7000원을 할인해주는 공식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 새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을 구매한 고객에게 우주패스 올 2개월 무료 선착순 지급 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공식 프로모션 외에 일부 유통망을 통해 지급되고 있는 '현금' 혜택은 일부 소비자들에게만 돌아가고 있어 '이용자 차별'에 해당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다만 SK텔레콤은 이같은 영업이 본사 정책과는 무관하며, 리베이트도 지급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판매점 실적에 해당되는 휴대폰 영업이 아닌 SK텔레콤 개별 콘텐츠 서비스라는 점에서 본사와 무관한 일부 판매자들의 행위로 볼 수 없는 대목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해당 마케팅은 유통망들이 자체적으로 지급하고 있는 것이고 본사 지침에 따른 것은 아니다"라며 "판매점들이 유치한 서비스에 대한 실적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출시 초반 가입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본사에서도 관리 감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공식 프로모션이 아닌 특정 이용자에게만 현금을 지급하는 것은 이용자 차별의 문제 여지가 있다고 보여진다"며 "실제 소비자에게 현금이 지급된 내역과, SK텔레콤의 리베이트 지급 내역 등을 알아야 법 위반 소지를 판단할 수 있어 우선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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