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부터 사업모델까지 '딥체인지'…파이낸셜 스토리 구체화
2025년 6천억 에비타 창출…‘폐플라스틱 도시유전 기업’ 성장
2025년 90만t, 2027년 250만t 규모 폐플라스틱 재활용 확대
SK종합화학이 'SK지오센트릭'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주도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시유전 기업'으로 도약한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국내외에서 생산하는 플라스틱의 100% 규모인 연간 250만t 이상을 재활용하고,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제품 비중을 100%로 확대한다.
250만t은 매년 바다로 흘러가는 폐플라스틱 양의 20%이며, 플라스틱 음료병으로는 160억개에 달한다.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SK지오센트릭이 하나 더 생기는 수준이다.
SK지오센트릭은 이날 나경수 사장 등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내외 언론 대상 ‘브랜드 뉴 데이(Brand New Day)’를 갖고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의 실행 방안에 대해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SK지오센트릭은 ▲차세대 재활용 기술 확보 ▲재활용 클러스터 구축 ▲3R 솔루션 개발 ▲친환경 소재 확대 및 친환경 원료 도입 등 플라스틱 생산부터 분리수거 후 재활용까지 플라스틱 순환경제 체제를 갖춰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서는 오염된 단일재질과 복합재질 플라스틱까지 재활용이 가능한 용매 추출, 해중합 및 열분해 등 화학적 재활용 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다. SK지오센트릭은 이 세가지 주요 기술들을 모두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나경수 사장은 "깨끗한 단일 재질은 탄소 배출이 47% 감소하는 효과가 있으나 재활용할수록 품질이 저하(down grade)된다"면서 "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술 개발과 조인트벤처 설립, 지분 투자를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오염(단일+복합) 재질의 경우 기계적 재활용이 어려워 별도의 화학적 기술을 필요로 한다. SK지오센트릭은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의 경우, 용매 추출(Solvent extraction) 기술을, 페트(PET)는 해중합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나 사장은 "솔벤트 엑스트랙션은 용매를 넣고 특정한 압력과 온도를 가해 우리가 원하는 PP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미국 퓨어사이클과 협력해 2025년까지 6만t 규모의 상업공장을 가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중합은 레고블록을 블록으로 해체하는 기술과도 같다"면서 "캐나다 루프인더스트리에 지분을 투자해 2030년까지 아시아 지역 내 4곳의 상업공장을 만들겠다"고 했다.
열분해 기술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나 사장은 "말 그대로 폐플라스틱을 고온으로 분해해 다시 활용하는 기술"이라며 "이물질을 제거한 후 후처리 기술을 적용하면 화학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미국 브라이트마크와 협력해 2025년까지 생산능력 50만t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훈그린비즈추진 그룹장은 "결국 기계적·화학적 재활용 기술들을 결집시켜 폐플라스틱 통합 솔루션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라며 "기계적 재활용 부문은 중저급 위주로 돼있는 데 품질 고급화를 추진하고, 화학적 재활용 부문은 글로벌 리딩 기업들과 파트너링해 차세대 기술을 선점,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Reduce) ▲친환경 소재로 대체(Replace) ▲재활용을 용이하게(Recycle) 하는 3R 솔루션(3R Solution)을 통해 고객의 친환경 니즈를 충족시키는 한편, 친환경 소재 및 원료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 같은 친환경 사업 전환은 수익성과 성장성 제고를 모두 노릴 수 있다고 나 사장은 강조했다. 그는 “2030년까지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성장률은 12% 수준이며, 2050년 600조원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이 만들어진다는 점은 그 성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특히 열분해 생산 능력이 확대되면 규모의 경제 효과로 2050년에는 고정비가 80%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나 사장은 “2025년에는 친환경 및 재활용 영역에서 기존 비즈니스를 상회하는 6000억원의 에비타(EBITDA)를 창출, 재무적으로도 완벽하게 그린 컴퍼니(Green Company)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수익 확보는 지난 30여년 간 축적한 SK지오센트릭의 고유 기술로 실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함형택 CTO는 "열분해유의 경우 후처리 과정을 거쳐야 하며, 우리는 후처리 설비를 고유 기술로 자체 개발했다"고 언급했다.
함 CTO는 "기계적 재활용 측면에서도 다양한 플라스틱을 생산·판매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을 기반으로 재활용 과정에서 물성이 저하되지 않는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강동훈그린비즈추진 그룹장은 "재활용 레진 사용이 의무화되면 시장은 급격히 형성될 것"이라며 "2023~2025년엔 일반 제품 대비 150% 수준의 가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소업계와의 협업도 강조했다. 나경수 사장은 "재활용 사업의 가장 어려운 점은 쓰레기를 모으는 것"이라며 "중소업체나 새로운 선별장 등을 활용해 양질의 리사이클을 만드는 데 역량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친환경 사업을 위해 SK지오센트릭은 2025년까지 4년간 5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서원규 전략본부장은 "공장 설비에 1조원, 친환경 솔루션·리사이클에 4조원이 필요하다"면서 "기존 사업으로 캐시를 창출하고 모자라는 부분은 ESG펀드, JV 형태 등 다양한 옵션을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사업 전환을 통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320만t에서 160만t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는 넷제로(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했다.
나 사장은 “폐플라스틱 이슈는 이를 가장 잘 아는 화학기업이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따라서 순환경제형 사업 모델은 SK지오센트릭의 파이낸셜 스토리에 가장 부합하는 방향이자 새로운 성장 방안”이라며 "지오센트릭은 탄소 문제를 해결하는 첫 주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