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주자 첫 '1대1' 끝장 토론
이재명 견제 위한 후보 연대 본격화 되나
신복지·국부펀드·언론중재법 견해차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가운데 처음으로 이낙연 전 대표와 박용진 의원이 26일 '1대1' 끝장 토론을 진행했다. 이낙연 전 대표와 박용진 의원의 핵심 공약인 신복지와 국부펀드에 대해 토론하고, 부동산 대책과 언론중재법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유튜브 '이낙연TV'을 통해 중계된 토론은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앞서 이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신복지와 국부펀드 두 개를 결합할 수 있을지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격 성사된 토론의 배경을 놓고도 여러 해석이 나왔다. 표면적으로는 지지율 1위 이재명 경기지사를 견제하기 위해 후보 간의 연대가 본격화하는 것이다. 명시적인 연대가 아니더라도 향후 결선투표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지지층 흡수가 이뤄질 수 있다.
또 그간 민주당 경선은 1·2위 후보 간의 '명낙대전'이 펼쳐지면서 지지자들이 양분됐고, 3위 이하 후보들은 존재감을 드러내기가 어려웠다. 후보들이 지지율을 골고루 나눠 가져야 1위 후보가 과반을 득표하지 못하고 결선투표를 실시하게 되는데, 당내에선 이대로면 이 지사가 결선투표 없이 대선 후보를 확정지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 전 대표로서는 토론을 통해서라도 3위권 후보를 띄워줄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박 의원 역시 이날 토론에서 "1·2위 후보들이 열심히 경쟁을 벌이니까 낄 틈이 별로 없다"며 "백제 발언, 떡볶이 먹방 등 네거티브 정쟁 때문에 이 전 대표는 내상을 입고, 저는 중상을 입고, 당은 치명상을 입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서로의 대표 공약에 대해 토론했다. 먼저 이낙연 전 대표는 박 의원의 국부펀드에 대해 "굉장히 매력적"이라면서도 "수익률을 높이려면 위험이 있는 쪽까지 투자해야 하는데 실패할 경우 어떻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박 의원은 "국부펀드가 망한다는 것은 나라가 망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채권 비율을 조금만 낮춰도 수익률은 확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신복지에 대해 "소요되는 예산을 추계했을텐데 어느 정도 들어가느냐"고 물었다. 이 전 대표는 "최저기준과 적정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비용이 달라진다"며 "경제성장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돼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중부담 중복지로 가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신복지 구상이 올해 초에 발표됐는데 아직도 예산이 어느 정도 들어가는지 안 세웠다는 점은 걱정스럽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실정으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선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250만호 공급 계획이 차질 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고, 박 의원은 "시장과 싸우려 하지 않겠다. 필요한 곳에 좋은 집을 충분히 공급하는 전략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두 의원은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놓고 온도차를 보였다. 박 의원은 "교각살우가 될 수 있다"며 "사법개혁 검찰개혁의 상징적 제도였던 공수처를 만들어놓고 나니까 1호 수사 대상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아니었느냐"고 지적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언론의 자유는 보호되어야 하고 결코 위축돼선 안 된다"면서도 "언론에 피해를 본 사람의 입장에서는 허위보도로 명예가 짓밟혀도 최고 1천만원의 벌금이다. 일반 시민을 보호하는 관점에서 시작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을 놓치면 국민적 에너지가 또 모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을 지켜본 누리꾼들은 유튜브 실시간 댓글에서 "훈훈하고 건설적인 토론이었다", "두 후보가 결선투표에 올라가면 좋겠다", "두 명만 나오니까 집중이 더 잘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