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행보 자제, 메시지 관리 주력
TV토론 돕는 박창식 미디어본부장
억지 포장 대신 '자연스러움' 주문
본경선 전까지 '정중동' 이어갈 듯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외 행보를 자제한 채 '대선수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대선 TV토론 준비를 위해 참모를 영입했다.
26일 윤 전 총장의 캠프에 따르면, 드라마 '모래시계'를 제작한 프로듀서 출신의 박창식 전 의원이 미디어본부장으로서 윤 전 총장의 TV토론 준비 등을 돕고 있다.
관계자는 통화에서 "박 전 의원이 최근 캠프 미디어본부장으로 합류했다"며 "미디어 관점에서 바라본 후보의 모습에 대해 자문하며 TV토론 등 각종 사안에 종합적 조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모래시계 이외에도 '하얀거탑', '이산', '베토벤 바이러스', '풀하우스' 등 2000년대를 풍미한 인기 드라마를 제작했다. 19대 국회 때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정치에 입문한 뒤 여러 차례 큰 선거를 겪으며 미디어 전략에 잔뼈가 굵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홍보 기획을 맡아 토론이나 인터뷰에 대한 자문을 하기도 했다. 최근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때는 나경원 전 의원을 도왔다.
박 전 의원은 이번 대권 레이스에서 윤 전 총장에게 '자연스러움'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 신인으로서의 이미지를 감추거나 억지로 포장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말실수는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본격적인 정치 행보 이후 '비호감 요소'로 찍힌 '도리도리'나 '쩍벌'의 버릇을 흥미의 요소로 바꾸는 것도 과제 중 하나다.
윤 전 총장은 당분간 이같은 '대선 수업'을 받으며 정중동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외 행보를 자제하며 오히려 지지율이 안정세를 회복하는 등 긍정적 효과를 보고 있어, 앞으로도 메시지 관리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윤 전 총장은 이달 초인 지난 5일부터 나흘간 공식 휴가를 다녀온 이후부터 약 3주 동안,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공식 일정 비중이 매우 적었다. 지난 11일 국민의힘 재선 의원 간담회와 12일 코로나19 대책 마련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 15일 효창공원 묘역 참배,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참배, 22일 언론중재법 강행에 관한 입장 발표와 자영업비대위 간담회, 25일 비전발표회가 전부다.
존재감을 키워야 하는 다른 주자들과 달리 실수를 줄이고, 당내 갈등의 파장을 피해야 하는 입장이라 이같은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대신 본격적인 대선 경선 준비에 힘을 쏟고, 영입된 인사들과의 접촉면을 늘리는 등 내실을 다져왔다.
캠프 관계자는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본경선을 앞두고 만나야 할 사람도 많고, 공부해야 할 것도 많지 않겠느냐"며 "당 경선 일정이 바쁘게 시작되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