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달째 임대료를 내지 못해 폐업을 결정하게 된 한 자영업자의 글에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짝태패밀리 판교테크노밸리점 업주 A씨는 커뮤니티에 "6년 만에 가게를 폐업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임대료를 6개월쯤 밀리니 건물주도 기다려주기가 힘들었나 보다. 계약 만기에 맞춰 연락이 왔다. 저도 더는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 순순히 동의했다"고 했다.
이어 "14년째 다니던 회사에서 정리 해고되고 어렵게 시작한 가게인데, 이렇게 끝을 맺는다"며 "오늘부터 폐업 절차에 들어간다. 철거 업체에 문의해보니, 요즘 문을 닫는 업소가 많아 8월은 일정이 다 찼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저 정말 열심히 했다. 그래도 한때는 손님들로 (가게가) 북적였는데, 6년째 하다 보니 단골도 많았는데 심란하다"고 호소했다.
A씨는 그간 도움을 준 단골손님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폐업을 알리자 10만원짜리 지폐를 A씨 손에 꼭 쥐어준 손님도 있다고. 그는 "특별히 맛집고 아니고, 자주 찾아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이젠 차분히 정리해야겠다. 어쩌다 보니 늘 패배하는 인생"이라고 했다.
글이 올라오자 많은 누리꾼이 A씨를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같은 처지라는 한 누리꾼은 "질병과 전쟁 속에서 버티고 살아남으시느라 고생하셨다 힘냅시다"라고 격려했다.
이날 커뮤니티에는 A씨와 같이 폐업을 결정했거나, 고민하는 자영업자들의 글이 상당수 올라왔다. 앞서 정부가 수도권 등 4단계 지역의 카페·식당 영업시간을 오후 9시로 한 시간 단축하자 '벼랑 끝'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잇따라 포기 선언이 나오고 있는 것.
일부 자영업자는 이날 정부의 방침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해부터 1년 6개월 넘게 정부 방역수칙을 준수한 결과 64조에 달하는 빚더미에 앉게 됐고, 특히 집합금지와 집합 제한 등 헌법상 기본권인 재산권 제한을 당하면서도 손실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오후 9시 영업 제한이라는 강화된 규제는 지금 정부가 자영업자를 더 이상 국민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이번 방역 조치 강화에 대해 다시 한번 조직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비대위는 "정부가 백신 수급 및 접종률 향상에 실패했음에도 코로나19확진자 폭증 책임을 우리 자영업자들에게 전가했다"며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및21시 영업 제한, 비수도권 3단계에 조치를 강행할 경우 대정부 투쟁 차원에서 비대위 지부장 중심으로 전국 단위 정부규탄 차량시위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