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상반기 봉형강 공장 가동률 97%…1년새 9%p 뛰어
철근 수요 늘어나자 현대제철, 보수 일정 줄이고 풀가동 체제 전환
글로벌 경기 회복에 하반기도 강재 수요·가격↑전망…"수익 개선 기대"
건설·가전 수요 회복으로 철강사들의 올해 상반기 국내 공장 평균 가동률이 90%를 웃돌며 코로나19 여파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철강사들은 올 하반기에도 주택 공급 확대 기조가 지속되고, 가전 소비 역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업황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일 현대제철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봉형강 공장 가동률은 86.6%로 전년 동기(79.4%) 대비 7.2%p 증가했다. 현대제철의 봉형강 공장 가동률이 80%를 넘어선 것은 2019년 말(85.3%)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70% 후반대에 머물던 현대제철 봉형강 공장 가동률은 올해 1분기 80%로 올라선 뒤 상반기 80% 중후반대로 수직 상승했다.
동국제강의 봉형강 공장 가동률도 올 상반기 96.7%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8.8%p 증가했다. 동국제강 봉형강 공장 가동률이 96%를 넘어선 것은 2019년 3분기(96.5%) 이후 약 2년 만이다.
철강사들의 봉형강 공장 가동률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건설 경기 호조로 철근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건축 허가 면적은 작년 2분기 3500만㎡에서 올해 2분기 5200만㎡로 증가했고, 착공 면적은 3300만㎡에서 3500만㎡로 늘었다.
수요가 늘어나니 강재값도 덩달아 상승했다. 철근 유통 가격은 올해 4월 평균 t당 88만5000원에서 두 달 뒤인 6월에는 123만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H형강 역시 t당 96만원에서 128만원으로 올랐다.
철강사들은 밀려드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보수 일정을 조정하는 한편 풀가동 체제를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근의 경우 상반기 보수 일정을 축소하고 풀가동 체제로 전환했다"면서 "인천 소형공장의 경우 일반 형강 생산을 철근으로 전환해 생산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 수요가 증가하면서 봉형강 외에 컬러·도금강판 판매가 크게 늘었다. 작년 상반기 76.3%이던 컬러·도금·냉연강판 공장 가동률은 1년 새 8.3%p 상승한 84.6%를 기록했다.
가전 수요를 겨냥해 동국제강은 고급 컬러강판 전용라인을 증설하는 등 생산 규모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번 전용라인 증설로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생산공장은 9개로 늘었다. 연간 총 생산능력은 85만t으로, 단일 공장 수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후판의 경우 조선 산업 호황에도 불구하고,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가동률이 엇갈렸다.
현대제철의 올 상반기 후판 공장 가동률은 93.9%로 전년 동기 보다 4.3%p 늘어난 반면 동국제강 후판 가동률은 62.0%를 기록,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8.3%p 감소했다.
이에 대해 동국제강은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개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후판 사업은 수익성 중심 경영 전략에 따라 수주 경쟁을 지양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사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건설·가전 사업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강재 수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세계철강협회(WSA)는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철강 수요가 전년 보다 5.8% 늘어난 18억7400만t을 기록, 2019년(17억6700만t)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탄소중립을 위해 철강사 조강 감산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데다, 최근엔 수출증치세 환급 제도도 폐지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반사 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출 증치세 환급은 중국 철강 기업이 수출 부가가치세를 정부로부터 돌려받는 제도다.
산업연구원은 '2021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철강 수출량은 글로벌 수요와 국내 생산 확대로 3.8% 증가하고 수출액은 22.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수요 산업도 긍정적으로 봤다. 산업연구원은 자동차와 조선의 하반기 수출은 각각 전기차·고급차 및 고가의 해양플랜트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17.2% 증가할 것으로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