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銀, 중금리 비중 67.5%
인터넷銀 비중 7~16%대 그쳐
"각자 사유 명확…경쟁 치열할 것"
인터넷은행들이 지방은행과 중금리대출 시장점유율 확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방은행들이 중금리대출을 틈새시장으로 보고 영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어서다. 올해 연말까지 금융당국에 제출한 비중을 맞춰야 하는 인터넷은행은 하반기 들어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등 고객 모시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1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전북은행의 중금리대출 비중은 67.5%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3.6% 대비 23.9%p 늘어난 규모다. 시중, 지방, 인터넷 등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같은 JB금융지주 계열사인 광주은행의 중금리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4.9%에서 51.1%로 46.2%p 급증했다. 다른 지방은행인 대구은행(15.9%), 경남은행(14.6%)도 10%대 중금리대출 비중을 나타냈다.
케이뱅크는 올 6월말 16.4%의 비중을 기록하면서 전체 은행권에서 3번째로 많은 중금리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p 늘어난 수치다. 같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도 같은 기간 0.5%에서 7.1%로 6.6%p 증가한 중금리대출 비중을 기록했다. 중금리대출은 연 금리가 6.5%를 초과하는 모든 신용대출을 의미한다.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 간의 중금리대출 점유율 확대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과 함께 서민금융정책 확대 차원에서 은행권을 중심으로 중금리대출을 확대하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에 중금리대출을 대폭 늘려줄 것을 당부했다. 인터넷은행의 당초 설립취지가 중·저신용자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올 연말까지 중금리대출 비중을 20.8%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올 연말 전체 대출 가운데 중금리 비중을 각각 21.5%와 34.9%까지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올 하반기 들어 중금리대출 고객을 모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중·저신용자 대상 상품인 '신용대출플러스' 한도를 기존 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까지 상향조정했다. 이를 활용해 이번 달 2일에는 정부 보증 상품인 비대면 사잇돌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6월 중금리대출 한도를 1억원까지 확대하고, 금리를 1.5%p 인하했다. 이후 이번 달 4일 자체 신용평가 모델을 기반으로 한 중신용대출 상품 2종을 내놨다.
지방은행들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지역 기반 수익성을 중금리대출로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세로 떠오른 비대면 신용대출 가운데 고신용차주가 아닌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대출 영업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전북은행의 경우에는 5~6년 전부터 1금융과 2금융의 중간 단계 개척을 위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특화된 중금리상품을 출시해 적절한 수익을 달성해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은 각각 당국 압박과 지역 경제 악화라는 명확한 중금리대출 확대 사유가 있어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며 "최근 카드사들이 카드론 금리를 내리면서 고신용자에게 집중하면서 중금리 시장 점유율에 여백이 생긴 만큼 경쟁이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