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화법 바꾸고 메시지 압축시키는 방안 검토
'후쿠시마발언' 결정적…신지호 "심각성 익히 인식"
여론조사 지지율 '10%대'까지 떨어진 결과도 나와
캠프내부서도 긴장 "논란 계속되면 변명여지 없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잇따른 설화로 위기론이 커지자 이른바 '레드팀(특정사안에 대한 반대논리 전문부서)'을 만들어 논란의 불씨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윤 전 총장은 각종 발언 논란으로 '1일 1망언'이라는 여권의 공세를 받고 있다. 당초 대선캠프 내에선 정치공세로 치부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지만, 반복되는 논란에 심각성을 인식하고 개선해야한다는 쪽으로 급선회한 상황이다.
캠프의 정무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은 6일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설화 논란이) 한 두번은 있을 수 있지만, 계속해서 이어지면 변명의 여지가 없게 된다"면서 "이런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레드팀'을 만들어서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 전 총장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캠프 내 긴장감은 어느때 보다 커졌다. "다음주 지지율이 더 걱정"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3~5일까지 전국 만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차기 지도자 선호도를 물은 결과, 윤 전 총장은 19%로 이재명 경기지사(25%)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은 지난 7월 2일 발표된 조사에 비해 6%p 빠졌다. 같은기관 조사에서 윤 전 총장 지지율이 1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검찰총장직 사퇴 이후 처음이다.
"여전히 '감독 겸 배우' 아닌가…두괄식 훈련부터"
이에 국민의힘 내에서도 "설화 리스크로 빠진 지지율이라는 점이 심각하지 않나", "정치에 관심이 멀어진 올림픽 기간 동안 발언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등 우려섞인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당장 윤 전 총장 스스로 설화 논란을 뼈아프게 인식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예방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도 굉장히 속상해하고 또 자책도 하고 있다"고 했다. '후쿠시마 발언' 논란이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결정적 이슈로 작용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레드팀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발언에 앞서 단어선택 등 메시지 전달 방식을 사전에 충분히 협의를 거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소 산만하고 불안정하다고 지적 받는 메지시를 압축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야권 대선캠프 출신 관계자는 "대선후보의 발언은 그대로 옮겨 적어도 비문(非文) 없이 기사가 될 정도가 돼야 한다"면서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용어와 프레임을 전달해야 하는데, 윤 전 총장의 발언은 두서없이 흘러가 정확히 전달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선캠프 출신 인사는 "두괄식으로 결론부터 말하는 것을 훈련해야 한다. 이는 모든 대선주자들이 캠프에서 전문가들을 모셔서 반복 훈련해왔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캠프에서 미리 '발언 주제'를 뽑아놓고 후보를 무대에 올려야 하는데, 후보가 무슨 말을 할지 캠프도 모르는 것 같다"면서 "후보가 감독과 배우를 다 하다 보면 실수가 생긴다. 캠프에 좋은 감독을 모셔서 배우만 집중하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