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대화 없으면 대북 제재 푸는 일 없다”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는 만남’ 대화제안은 여전
미국 국무부가 3일(현지시간)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 제의에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 대화가 없으면 제재 압박을 푸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는 박지원 국정원장이 전날 “미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북한을 대화로 유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일축한 것이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3일 북한이 북미 회담 전제조건으로 일부 품목의 수출입 허용을 요구했다는 한국 정보 당국의 설명에 대한 미국의소리(VOA)의 논평 요청에 “북한과의 관여가 없는 동안에는 유엔 대북제재는 계속 유지될 것이고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제재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 원장은 전날 오전 비공개로 열린 국회 정보위 회의에서 “다양한 정보를 종합할 때 북한은 지난 3년간 핵실험을 하지 않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발사하지 않았는데 미국이 상응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북 제재 일부를 조정 또는 유예해 북한의 의구심과 불신을 해소해야 대화로 유인이 가능할 것”으로 이야기했다고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전했다.
현재 북한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경 봉쇄와 대북제재 장기화로 인해 식량난과 생필품 수급난을 겪고 있다. 북한이 특히 해제하길 바라는 대북제재는 평양 상류층이 주로 소비하는 고급 양복·양주를 비롯해 광물 수출과 정제수 유입 등 3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무부는 여전히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통신선 복구 등 남북 대화와 협력에 대해 지지하면서, 외교와 대화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달성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에 대한 “우리의 (대화) 제안은 그대로 있다는 점을 말할 수 있다”며 지난 6월 방한한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언제 어디서든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만나겠다고 말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우리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대답하는 건 북한에 달린 일”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4월 말 대북정책 검토 완료 이후 여러 차례 북한에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대화를 제안했지만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남북한의 연락통신선 복원 발표에도 거듭 환영의 뜻을 표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의 이날 언급은 실용적 대북외교를 모색하겠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원론적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외교와 대화는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이루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라며 “이는 최근 완료된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 검토의 핵심 결론이기도 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