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온라인 카드 결제 3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을 계기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전 연령층의 온라인 카드결제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30세대에서는 과시적 소비를 뜻하는 이른바 플렉스 성향과 더불어 가성비에도 신경 쓰는 균형 잡힌 소비 행태가 함께 관찰되는 가운데, 5060세대도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으로 온라인 소비를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대별 온라인 소비 행태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하나카드 개인회원의 신용·체크카드 온라인 결제 승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지난해 전체 온라인 카드 결제 규모는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하기 전인 전년보다 3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12월 기준으로 30~40대가 결제 금액의 62%를 차지했고, 20대와 50대가 각각 15%였다.
연령대별 상위 10대 소비 분야를 보면 여행과 숙박은 전 연령층에서 순위가 크게 하락하거나 10대 항목에서 사라졌지만, 20대는 큰 차이가 없어 국내 여행 등으로 전환했을 뿐 수요는 꾸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재택근무와 온라인을 통한 교육과 미팅 등이 증가하면서 전기·전자제품의 비중은 40대 이하 모든 연령층에서 순위가 상승했다. 또한 거리두기 여파로 외식보다 집에서의 식사 횟수가 많아지면서 20~50대 전 연령층의 음식 배달앱 결제규모 순위도 상승세를 보였다.
MZ세대는 명품뿐 아니라 중고품 거래도 함께 주도하며 가심비와 가성비를 동시에 추구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20~30대는 지난해 전체 온라인 명품 결제 규모의 약 55%를 차지하며 플렉스 트렌드 등 자기표현과 과시욕 등이 디지털 소비에도 반영됐다. 아울러 중고거래 규모도 20~30대가 61%를 점유했다. MZ세대에 해당하는 20~30대들이 명품에 대한 수요도 많지만 필요한 경우에는 중고거래를 통한 알뜰 소비에도 적극적이란 분석이다.
디지털의 편리함에 눈을 뜨며 새로운 소비 주역으로 떠오른 액티브 시니어의 움직임도 주목해 봐야 할 대목이다. 지난해 전체 온라인 카드 결제 규모를 30대 이하와 40대 이상으로 나누어 살펴본 결과, 30대 이하 연령층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데 반해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49%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쿠팡이나 지마켓, 11번가, 옥션 등과 같은 종합 쇼핑몰의 40대 이상 결제 규모 증가율이 30대 이하 보다 약 1.8배 이상 높아 온라인 소비 문화가 중장년층으로 확대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무엇보다 젊은 세대 위주였던 배달앱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서비스 분야도 50~60대의 소비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50대와 60대의 배달앱 서비스 결제 규모는 전년 대비 각각 163%, 142%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OTT 서비스 결제 금액의 경우 50대는 181%, 60대는 166% 늘었다.
보고서는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디지털 소비는 향후에도 전 세대를 걸쳐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새로운 소비 주역으로 부상한 5060세대의 긍정적인 디지털 소비경험 확산과 MZ세대의 경험 추구형 소비가 지속되는 가운데 편의성, 가성비, 가심비 키워드로 하는 소비 트렌드가 디지털 환경에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