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포스, 4Q 5~10% 상승에서 '유지'로 전망치 하향 조정
정부 규제로 암호화폐 가격 하락...채굴자·투자자 관심 저하
그래픽 카드 생산량 줄고 중고 제품 나오며 수요 하락 가능성
올 들어 고공행진을 해온 그래픽 D램 가격이 4분기부터 다소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2분기 20~25%에 달했던 가격 상승률이 3분기 다소 줄어든 뒤 4분기에는 보합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그래픽 D램 가격을 ‘전반적 유지’(mostly flat)로 전망했다. 이는 당초 5~10% 인상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트렌드포스가 3분기 10~15%의 두 자릿수 상승세를 전망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연한 보합세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그래픽 D램 가격은 올 1분기 5~10%, 2분기 20~25% 가량 상승하며 고공 행진을 해왔다.
D램 제조 업체들이 서버용 D램 생산을 다른 제품에 비해 우선시하고 있는 데다 대부분의 그래픽 D램 물량이 주요 업체들에 몰리는 수급 상황도 3분기 두 자릿수 상승 유지 전망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4분기 보합세 전망은 그동안 시세 하락과 채굴 수요 감소에도 부품 공급 부족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던 것을 감안하면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하향 조정은 전 세계 각국 정부의 규제로 암호화폐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트렌드포스는 “세계 각국 정부의 개입으로 암호화폐 가치가 최근 2개월간 급락하면서 그래픽 D램 시장이 3분기부터 약세 국면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의 규제로 인해 가격이 하락하고 이로 인해 암호화폐 채굴자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줄어들며 중고 그래픽카드가 시장에 나오면서 공급 부족 상황도 어느 정도 해소되는 양상이다.
현재 그래픽 D램 현물 가격은 이미 이러한 수요 약세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래픽 D램 시장의 변동성이 다른 제품에 비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비교적 정상적인 시장 상황이라고 트렌드포스는 진단했다.
트렌드포스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상황과 맞물린 수급 상황이 그래픽 D램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렌드포스는 “스마트폰과 PC 제조사들이 향후 생산량을 줄인다면 4분기에 그래픽 D램 가격은 더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며 “중고 그래픽 카드 공급이 늘면서 일부 그래픽 카드 제조사들은 판매 촉진을 위한 가격 인하를 시작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는 시장의 구매자들이 더 낮은 가격을 예상하며 (그래픽 카드) 수요가 줄어드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그래픽 D램 가격 상승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