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휴대폰 사업 완전 철수…약 1조원 중단영업손실 반영
만년 적자 부담 해소했지만 매출 공백…애플 협업으로 가전 시너지 꾀해
MC 특허 자산 신사업 등 적극 활용…재배치 인력 미래사업 투입
LG전자가 오는 31일 스마트폰 사업을 완전 철수하면서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 실적을 '중단영업손실'로 처리해 연간 1조원에 달하던 영업적자 부담을 해소했다. 이를 기점으로 애플과의 협업과 MC 자산 활용, 신사업 확대 등에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LG전자 29일 발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이달 말 스마트폰 사업을 완전 종료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MC사업본부의 모든 손익 항목을 계속 영업과 분리해 중단영업손실로 1조855억원(2분기 기준)을 처리했다. 영업손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이 영향으로 2분기 순손실 1136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연간 1조원대에 달하던 MC사업본부의 영업적자 부담과 불확실성을 해소하게 됐다. 실제 올 2분기 MC사업 실적이 영업손익에서 제외됨에 따라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분기 연속 1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연 5조원대를 창출하던 MC사업 매출이 감소하게 되면서 이 공백을 어떻게 메워낼지가 관건이 됐다. 지난해 MC사업본부의 매출은 5조2171억원으로 총 매출의 약 8%를 차지했다.
LG전자는 애플과의 동맹을 택해 시너지를 꾀하고 있다. LG전자는 오는 8월 중순께 자체 유통 매장 LG베스트샵 150여개 매장을 시작으로 애플의 아이폰, 스마트워치, 아이패드 등의 판매에 들어간다. 이는 스마트폰 사업의 공백을 메우고 고용 유지도 해결할 뿐만 아니라, 애플 사용자들을 매장으로 유입시켜 가전 판매량을 늘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LG베스트샵을 운영하는 하이프라자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하이프라자는 LG전자가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다. 실적이 LG전자 연결 재무제표에 그대로 반영되며, 내수 시장의 척도가 된다.
하이프라자의 지난해 매출은 2조89051억원, 영업이익 95억원이다. 애플 제품이 LG베스트샵에 입점하면 지난해 매출 3조2977억원을 기록한 경쟁사 삼성전자판매(삼성디지털프라자)를 제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아울러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중단을 기점으로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자동차부품솔루션(VS)사업본부를 비롯해 신규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VS사업본부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5조8015억원으로 이미 MC사업본부를 넘어선 상태다.
스마트폰 사업은 종료되지만 MC본부가 보유한 특허 및 핵심 지적재산권(IP) 자산은 LG전자 신사업 성장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MC사업본부) 특허 자산 활용 방안은 2만4000개의 4G,5G 통신 표준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휴대폰 사업 통해 확보된 핵심 IP자산은 스마트가전,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신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오는 31일 스마트폰 사업을 완전 종료하면서 3300여명의 MC사업본부 인력도 LG전자 내부와 타 계열사에 재배치를 완료했다. 이 중 4분의1 규모가 타 계열사로 이동했다.
LG전자는 "MC본부 인원이 가지고 있는 기술, 업무 역량과 요구되는 역량을 잘 고려해 재배치가 이뤄졌기 때문에 개인의 성장과 함께 미래사업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