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하나·우리, 중간배당 결정
신한은행 27일 이사회서 결정
연간 배당수익률 5~7% 전망
4대금융그룹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올리면서 사상 첫 중간배당에 시동을 걸었다. 금융당국의 금융사에 대한 20% 배당 제한이 풀린 가운데 KB•하나•우리 등 금융지주들은 주주배당을 앞다퉈 확대하고 나섰다. 인터넷 전문은행으로서 첫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읽혀진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전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주당 15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지주 설립 이래 처음으로 실시하는 중간배당이다. 지난 2일 우리금융은 배당을 염두에 두고 이달말을 기준으로 하는 주주명부 폐쇄 공시를 냈다.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1조 4197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반년만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1조 3072억원)을 뛰어넘은 사상 최대 수준이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114.9% 증가했다.
KB금융은 지난 22일 실적발표와 함께 이사회를 열고 지주 창립 이후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기준 한 주당 750원이다. 전체 배당액은 2922억원으로 내달 중 주주들에게 입금될 예정이다.
KB금융은 핵심계열사인 은행을 비롯한 증권, 카드, 푸르덴셜 등 계열사 실적이 골고루 상승했다. 4대금융 중 유일하게 사모펀드 사태를 피하면서 신탁 판매가 호조를 이룬것도 한 몫 했다. 올해 상반기 2조 4743억원으로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거두었다. 전년동기대비 44.6% 성장했다. 2분기 순이익은 1조2043억원이며 같은기간 22.7% 증가했다.
이환주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연간 배당성향은 하반기 코로나19 상황, 금융당국의 정책방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며 "큰 변동이 없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앞서 KB금융은 2019년 배당성향 26%에 맞춰 8610억원을 배당했다.
하나금융도 역대 최고 실적을 바탕으로 같은날 이사회에서 주당 700원의 중간배당을 결의했다. 하나금융은 2009년 금융위기때를 제외하고 2005년부터 꾸준히 중간배당을 실시해왔다. 중간배당금 규모는 지난해 주당 500원, 총 145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주당 700원, 총2041억원으로 확대됐다. 2019년 배당 성향은 25.8%였다.
하나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하나은행의 견조한 실적과 비은행 계열의 약진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30% 늘었다. 상반기 1조 753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그룹의 상반기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을 합한 핵심 이익은 4조 5153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룹의 순이자마진(NIM)은 1.67%다.
신한금융은 오는 27일 실적발표에서 중간배당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경쟁사들이 모두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검토중이다. 신한금융 역시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이 예상된다.
금융지주들이 이처럼 중간배당에 앞다퉈 나서는 까닭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기대에 못미치기 때문이다.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가장 빠른 방법인 배당으로 주주환원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카카오뱅크가 상장을 앞두며 금융권의 경계감도 높아지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8조대로 KB금융과 신한금융에 이어 3위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주가가 상장 이후 15%만 올라도 금융업 시총 1위를 차지할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지주들은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이다. 지주들의 평균 배당성향은 2018년 22.7%, 2019년 26.2%였고,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당국의 배당 제한 권고로 20.4%에 그쳤다. 증권사에서 제시하는 올해 지주사 배당수익률은 5~7%대 수준이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2019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배당성향이 복구된다고 보고 지난해 하나금융과 유사하게 중간배당 규모가 전체 배당금의 약 30% 수준이 된다고 가정할 경우 4대 금융지주의 평균 중간배당 수익률은 1.6%로 추정된다”며 “올해 연간 전체 배당수익률은 4.7~6.2%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