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국내가격 3700만원대…이더리움 232만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 하락세에 일단 제동을 걸었다.
머스크는 21일(현지시각) '더B워드' 콘퍼런스에서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받아들이는 것을 재개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개인적으로도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3종의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머스크가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한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은 3~5% 급등하며 전날의 하락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폭락하고 나면 으레 나타나는 저가매수가 밑을 받쳤고, 머스크의 발언이 지렛대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도 오후 3시 현재 1비트코인이 376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업비트에서는 개당 3776만원이다. 시가총액 2위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은 이들 거래소에서 개당 23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가상화폐는 주식과 달리 거래소 단위로 거래 가격이 매겨지기 때문에 같은 종류의 가상화폐라도 거래소에 따라 가격에 다소 차이가 있다.
시장에서 머스크의 이날 발언을 귀 기울여 들은 것은 이유가 있다. 머스크는 올해 초 비트코인 지지자라고 공개 선언했으나 지난 5월 12일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허용 중단을 돌연 발표했다. 머스크는 이후 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지적하며 투자자들에게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논란의 중심에 섰던 머스크 스스로 자신이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이고 전기차업체 테슬라에 이어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도 비트코인에 투자했다는 점을 공개하면서 교통정리를 한 셈이다.
다만 반등 흐름이 앞으로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이미 반영됐다고는 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규제와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에 따른 공포 심리가 시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여전히 크다. 이번 반등이 장기적 침체에서 잠시 나타나는 이른바 '데드 캣 바운스'라는 지적도 있다.
데드 캣 바운스는 '죽은 고양이도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면 튀어 오른다'는 뜻으로 상승동력이 마땅치 않은 증시가 급락한 뒤 일시 반등하는 현상을 지칭한다. 실제 비록 이날 3만2000달러 선을 회복하기는 했지만 비트코인은 여전히 지난 4월 기록한 6만5000달러에 육박했던 사상최고치에 비해서는 반토막 난 상태다.
가상화폐 거래소 루노의 비제이 아이야르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이번 급등세가 급락 전 잠깐 오르는 데드 캣 바운스일 가능성이 높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앞으로 3만3000달러를 넘지 못하면 2만4000달러까지 밀리는 급락세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