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주춤한 사이 이낙연 추격
'이재명 대 윤석열' 양강 구도 흔들
이낙연 본선 승리 가능성도 상승
민주당 핵심 '호남'의 변화 주목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예비경선을 거치며 대세론을 굳히려 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지율이 주춤한 사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급상승하며 추격하는 형국이다.
TBS 의뢰로 KSOI가 지난 16~17일 동안 전국 유권자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여권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은 각각 27.5%와 23.9%로 오차범위(±3.1%p) 이내로 들어왔다. 전주 대비 이 지사의 지지율은 2.2%p 하락한 반면,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은 3.3%p 상승한 결과다.
전체 후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이 지사 25.4%, 이 전 대표 19.3%로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였으며, 전주 대비 격차도 좁혀졌다. 1위는 30.3%를 기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지했다.
JTBC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7~18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 지사 23.8%, 윤 전 총장 22.0%, 이 전 대표 20.1% 순으로 세 후보자가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지난주 대비 지지율이 무려 7.6%p 상승하며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의 양강구도를 3자 구도로 재편했다.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모두 윤 전 총장과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의 대결은 43% 대 41%, 이 전 대표와 윤 전 총장의 대결은 41.2% 대 42.3%였다.
반면 MBC 의뢰로 코리아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지사 27.1%, 윤 전 총장 19.7%, 이 전 대표 14.6%로 이 지사가 오차범위 밖에서 윤 전 총장과 이 전 대표를 모두 따돌리고 있다는 결과도 있다. 윤 전 총장을 상대로한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이 지사가 오차범위 밖에서, 이 전 대표는 오차범위 내에서 각각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보다 자세한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될 놈 몰아주자'는 호남…이낙연 부상에 민심 요동
대선 판도가 흔들리면서 민주당 내에서도 호남 민심의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호남은 민주당의 지역적 기반이자 경선의 최대 지분을 가진 곳이다. 호남이 지지한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다는 공식이 있을 정도다.
호남 민심의 특징으로는 ‘전략적 투표’ 성향이 꼽힌다. 본선에서 승리할 사람을 지지한다는 의미다. 이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호남 출신 후보들이 있음에도, 지역과 큰 인연이 없는 이 지사의 지지율이 호남에서 가장 높게 나왔던 이유다. 따라서 다른 후보도 본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선다면 호남 민심도 급격히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권 내 ‘빅2’ 후보들 외에 후발주자들도 호남 민심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잇따라 지역을 찾고 있다. ‘호남 며느리’를 강조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14~15일 본 경선 첫 지역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했으며, 김두관 의원은 19일부터 광주에 머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호남이 고향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초 일정을 수정해 이날부터 3일 동안 광주‧전남 지역을 두루 방문할 예정이다. 흔들리고 있는 호남 민심이 이 전 대표로 쏠리는 것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정 전 총리 캠프 관계자는 “호남의 유권자들은 ‘될 놈 몰아주자’는 전략적 투표 성향이 강한 곳”이라며 “이 지사의 높은 지지율은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라는 판단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른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확인되면 민심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고, 이미 지역에서는 다른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