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 퇴계동 효자교 다리 아래에서 보름째 주인을 기다리는 유기견의 사연이 전해져 주민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17일 오전 춘천시 퇴계동 효자교 아래 산책로에 자리를 마련한 이 유기견은 힘을 잃고 축 저진 몸으로 사람을 경계하면서도 주인이 돌아올까 봐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주변에는 주민들이 챙겨준 사료와 간식이 곳곳에 놓여 있지만 개는 관심 없다는 듯 입에 대지 않았다.
산책로를 청소하는 한 어르신은 보름 전 개를 처음 봤다고 전했다.
개는 주민들이 다가가면 힐끗 쳐다보고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피해 다녔다. 안타까운 마음에 다가가 쓰다듬으려 해도 곁을 내어주지 않았다.
산책로를 자주 다니는 한 시민은 “여기를 자주 산책하면서 강아지가 유기견과 함께 놀고 싶어 한다”며 “사람이 다가가면 피하지만, 강아지는 그러지 않는 걸 보니 많이 외로운 모양”이라고 말했다.
개의 외양이 꽤 깨끗해 떠돌이 개처럼 보이지는 않는다며 길을 잃은 것이라면 하루빨리 집에 갈 수 있길 바란다고 주민들은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춘천시 동물보호협회 담당자는 “개가 사람을 피하는 경우 강제로 포획을 시도하다 놓치면 경계심이 더 커지게 된다”며 “안타깝지만 좀 더 시간을 두고 사람에 대한 긴장이 풀리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유기견이 동물보호센터에 들어가게 되면 10일 동안 주인을 찾는 광고가 붙게 된다.
이후 주인을 찾지 못하면 입양을 기다려야 하며, 건강 상태가 매우 나빠지거나 심한 공격성을 보이는 등 극단적인 경우에는 안락사를 당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