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우리경제 내 현실화 가능성 점검 발표
한국은행이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확대될 수 있다며, 과도한 유동성을 경계했다.
한은은 19일 ‘인플레이션 논쟁의 이론적 배경과 우리경제 내 현실화 가능성 점검’이라는 제목의 BOK이슈노트’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재점화된 미국 인플레이션 논쟁을 바탕으로 통화량 측면과 수요 및 기대인플레이션 측면에서 한국경제의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점검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6월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생산자 물가 지수도 11년만에 최대 상승을 보이며 인플레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보고서는 ▲통화량 기준 ‘화폐 수량설’ ▲수요측면을 강조하는 ‘신케이지언 접근법’ ▲재정우위 상황에서 정부부채 기준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평가하는 ‘재정적 물가이론’ 을 바탕으로 미국 인플레이션 논쟁을 살펴보았다.
현재 미국에서는 미국 바이든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출 법안이 ‘수요증대→기대인플레이션 상승’ 경로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펜트업 소비 급증과 경기회복 기대 확산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증폭시킬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보고서는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성 등을 고려하면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 물가목표 이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라면서도 “고용안정을 강조하는 연준의 기존 메시지, 미국 금융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기대인플레이션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통화량 측면과 수요 및 기대인플레이션 측면에서 우리경제 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점검해본 결과 “우리나라는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수요측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원자재가격 상승, 해상운임 급등 등 공급측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 압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기대인플레이션도 상방압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기시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 확대로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보았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경제의 특성상, 글로벌 물가상승 압력도 국내로 전이할 수 있는 가능성도 꼽았다. 한은은 “향후 경기회복세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유동성의 과도한 확대를 방지하고, 해외·공급요인의 상방리스크가 자기실현적 기대로 전이되지 않도록 기대인플레이션 관리가 점차 중요해질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정부에서 논의중인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취했다. 박경훈 조사국 전망모형팀 차장은 “국내에서 기대 재정 수지가 소비자 물가상승률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움직임은 크게 아직까지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추경편성 등의 재정 정책이 직접적으로 물가를 자극할 우려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압력을 적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처럼 지원금 규모가 상당하면 기대인플레이션이 움직일수도 있다고 보는 이론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규모가 미국보다 크지 않은만큼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번 보고서에서는 관련 효과를 직접적으로 분석하는것이 아니라서 저희가 답변 드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