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광복절 사면 여부 주목...재계 필요성 제기
글로벌 반도체 지각변동에 삼성 경쟁력 도태 위기
코로나 이후 국가 경제 회복 위해 靑 결단해야
지난달 본격화되는 듯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논의가 아직까지 잠잠하다. 광복절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정부가 어떤 결정을 할지가 세간의 관심사다.
이 부회장의 사면 논의는 지난달 2일 문재인 대통령과 4대 그룹 총수들과의 간담회를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재계를 대표하는 4대 그룹 총수들의 건의가 있었고 문 대통령도 이를 경청하면서 청와대에서도 긍정적인 검토 기류가 형성됐다.
이전부터 국민들의 사면 찬성 여론이 높았던터라 내달 광복절 특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아직까진 조용하다. 정치권에서 사면의 대안으로 가석방도 거론됐지만 이후 정부에서 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복귀할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번에 사면이나 가석방이 이뤄지지 않으면 삼성의 총수 부재 상황은 상당기간 더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이 부회장의 부재는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경쟁사들이 행보가 한층 빨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글로벌 반도체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미국의 인텔은 지난 3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고 200억달러를 투입해 애리조나주에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어 파운드리업계 4위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를 약 300억달러(약 34조원)에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수가 성사되면 인텔은 타이완 TSMC와 삼성전자와 3강 구도를 형성하게 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도 미국 애리조나주에 이어 일본과 유럽에도 신규 공장 건설을 검토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 5월말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발표한 미국 현지 신규 파운드리 투자와 관련 생산라인 부지 선정조차 최종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170억달러(약 19조원)가 투입되는 대규모 투자 결정이어서 보다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발표 후 2달이 다 돼 가는 시점에서도 이와 관련한 언급이 없는 것은 이례적이다.
현지 주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인센티브 등 최대한 원하는 투자 조건을 이끌어 내겠다는 전략적 접근이 표면적 이유지만 이 부회장의 부재가 중대한 결정을 하는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쟁자들은 달리고 있는데 삼성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적기투자가 어느 산업보다 중요하고 시장과 경영환경이 매순간 급변하는 반도체 업계에서 경쟁력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론은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오너 경영 체제의 국내 대기업들의 특성상 총수가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특히 코로나 이후 국가 경제 재도약과 포스트코로나 시대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글로벌 기업 총수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논리다.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국가 경제가 어려울때마다 기업인들은 많은 역할을 해 왔다. 글로벌 기업의 총수 부재 상황을 해소하는 것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가 다시 미래로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이 부회장의 사면은 필요하다.
* 퍼팩트(per-Fact)는 ‘사실에 대해’라는 의미로 만든 조어로 사실을 추구한다는 마음을 담겠다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