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언제까지 광클만 해야 하나"…40대 이하 2200만명, 백신예약 대란 다가온다


입력 2021.07.17 03:32 수정 2021.07.16 23:00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잇따른 예약서버 먹통·잔여백신 오류에 지쳐…"백신만이 답이지만 구경도 못해"

전문가 "모든 것은 백신 물량 부족 때문…보유량도 알려주지 않으니 더 불안"

"백신 물량, 계약 비밀이라고 숨기지만 말고 투명하게 국민들께 공개 해야"

1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지난 12일 예약을 하지 못한 55∼59세 연령층에 대해 이날 오후 8시부터 오는 24일 오후 6시까지 사전예약을 받는다고 밝혔다.

다음 달부터 40대 이하 약 2200만명의 접종 사전 예약이 시작되는 가운데 만 55~59세 접종 사전 예약 시스템이 먹통이 된 데 이어 네이버·카카오톡 잔여백신 예약 서비스까지 오류가 나면서 백신 접종 희망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6일 브리핑에서 "오후 2시 잔여백신 예약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잔여백신 확인 서비스에 오류가 발생했으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전날 잔여백신 예약 페이지에서 잔여백신 보유량이 없는 데도 백신 물량이 있다고 표시되는 오류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다시 오류가 난 것이다.


백신 사전예약 사이트가 먹통이 되는 상황은 이미 두 달 전부터 반복되고 있다. 지난 12일 만 55~59세를 대상으로 한 모더나 백신 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서버가 접속자 폭주로 다운됐다. 지난 달 1일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들의 얀센 백신 접종 예약 때도 한꺼번에 예약 접수 신청이 쇄도하면서 접속이 지연됐다. 5월에는 70~74세가 예약을 시작할 때도 수십 분가량 접속이 지연됐다.


코로나 백신 예방접종 사이트 접속 지연 현상ⓒ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40대 이하 예약은 50대 예약보다 더 오랜 시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40대 이하 접종대상 인구는 약 2200만명 정도로 대규모이기 때문이다. 또 잔여백신 예약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미 알고 있고 50대 예약 조기 마감 사태까지 학습한 만큼 40대 이하 접종 희망자들은 초반에 대거 몰릴 가능성이 높다.


접종 예약을 앞둔 40대 이하 접종 희망자들이 "언제까지 광클만 해야 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서울 강동구 소재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 김모(31)씨는 지난 5일부터 11일째 휴대전화로 시간이 날 때마다 '잔여백신 지도'를 들여다보고 있지만, 이날도 잔여백신 예약에 실패했다. 김씨는 "다른 사람이 바로 예약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잔여백신이 실제 있기는 한 건지 의문스럽다"며 "백신이 답이지만 구경도 못하는 상황에서 내년에도 광클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31)씨는 "네이버랑 카카오에 잔여백신 알림이 오자마자 예약 페이지를 눌렀는데 화면이 넘어가지 않는다"며 "잔여백신 수량이 많이 나오는 시간대도 엑셀 파일로 정리해 두고, 백신 예약을 노렸는데 정말 '희망고문'이 따로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40대 이하 백신 예약할 때도 선착순일텐데 백신이 부족해 아무리 재빨리 접속해도 서버가 또 먹통이 될 것"이라고 불안해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앱을 이용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잔여 백신 조회와 예약이 가능해진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병의원의 잔여백신 수가 0 혹은 없음을 나타내고 있다.ⓒ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한꺼번에 접속자가 몰리는 현상은 무엇보다 백신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백신 접종 예약 시스템의 먹통 문제는 근본적으로 백신 물량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백신 물량이 한정돼 있고 보유량도 얼마나 있는지 알려주지 않으니 당장 예약하지 않으면 접종이 어려울 것 같다는 불안감이 이같은 현상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백신 물량에 대해 계약 비밀이라고 숨길 게 아니라 투명하게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독감 백신처럼 백신 구비가 충분하면 병원에 직접 예약해 백신을 접종하면 가장 좋지만 현 상황에서는 서버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40대 이하는 훨씬 사람이 많아 49~45세, 44~41세 등 연령별로 세분화해 순차적으로 예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소외 계층을 배려해 전화 예약도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방역당국은 40대 이하 사전예약 방식에 대해 백신 예약 5부제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단장(질병관리청장)은 "연령층이나 시기 등을 분산하고 마스크처럼 5부제나 연령층에 따른 접종 분산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분산 예약해 어려움이 없도록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하나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