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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의 혜윰] 아마추어 정부의 백신 예약 중단 소동


입력 2021.07.15 07:00 수정 2021.07.15 05:02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55~59세, 예약 하루 만에 중단

방역당국 허술한 시스템에 분노

서울 용산구 예방접종센터 코로나19 백신 보관소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살펴보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55~59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이 지난 월요일 시작하자마자 반나절 만에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일 확진자 수가 1000여명이 넘어가며 4차 대유행이 온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 혼란이 가중됐다.


예약 사이트가 마비돼 3~4시간씩 백신 접종 예약에 시간을 할애했던 국민은 아예 예약이 중단되자 방역당국의 허술한 시스템에 분노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 1년 반이 지났고, 백신접종 예약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도 여전히 ‘우왕좌왕’하는 아마추어 정부의 모습이 어김없이 드러났다 한탄했다.


당초 방역당국은 12일부터 17일까지 예약을 받으며, 26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55~59세 352만명 전체를 접종한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예약 시작 후 만 하루를 채 넘기지 못하고 ‘공급 일정이 확정된 물량 185만명분이 다 차서 예약을 중단했다’고 무책임한 발표를 했다.


공교롭게도 ‘선착순’ 예약이 된 듯한 상황에서 백신 예약을 하지 못한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생겨났다. 50대 중·후반에서는 분명 상대적으로 인터넷 사용이 능숙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부모님을 위해 기꺼이 새벽잠을 설쳐가며 백신 예약에 성공한 자녀를 둔 사람들은 안도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씁쓸해 했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은 정부가 확보된 백신 물량 감안하지 않고 무작정 예약부터 받다가 생긴 것이다. 이같은 지적에 김부겸 국무총리는 14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백신 도입물량에 차질이 발생한 것이 결코 아니며, 행정적 준비에서 사려 깊지 못한 점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사실이라 해도 국민 분노와 실망·불안감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다.


15일인 오늘부터 55~59세 백신접종 예약이 재개된다. 이후엔 50~54세 예약이, 또 그 이후엔 40세 이하 예약이 시작될 것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누적 1차 접종자는 총 1572만4463명으로, 전체 인구의 30.6%뿐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남은 인구 70%의 접종을 완료하는 과정에서 변수는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이를 예측하고 변수가 일어나지 않게 예방하는 것 또한 정부의 몫이요 능력이다.


앞으로는 예약이 일시에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예약 가능 시간을 연령별로 세분화하는 ‘예약 5부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정부는 앞으로 도입되는 백신 물량을 자세히 공개하고, 원활한 백신 수급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또 다시 백신으로 인한 혼란이 야기된다면 정부에 대한 신뢰는 겉잡을 수 없이 하락할 것이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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