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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까지 시설 거주 연장도 좋지만… "현금지원·주거공간 등 자립할 수 있게 해줘야"


입력 2021.07.15 10:46 수정 2021.07.15 17:48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복지부 "내년 시행 계획"…전문가 "기간 연장보다는 자립 원하는 아동 많다"

"독립했다 필요하면 다시 시설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줘야…심리·정서적 지원, 인력 충원 절실"

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13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보호종료아동(자립준비청년) 지원강화 방안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호아동의 보호종료 시기 논란과 관련해 정부가 앞으로는 본인 의사에 따라 시설에서 만 24세까지 머물면서 자립 시기를 늦출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아동보호 인력 확충과 아동 자립 지원 등을 서둘러야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자립을 위한 현금 지원과 주거공간 확보 등을 강조했다.


13일 보건복지부는 '보호종료아동 지원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현재 만 18세가 되면 보호기간이 끝나 아동보호시설에서 나와야 하지만, 앞으로는 본인이 원할 경우 만 24세까지 시설에 머무르거나 보호아동 관련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아동복지법 등 관계법안의 개정이 필요한 사항으로 하반기에 법안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최종 시기는 의견을 수렴해 정하겠지만 내년 정도에 시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보호아동을 관리하는 관계자들은 정부 방안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보호 인력 충원과 아동의 주거 공간 확보 문제 등이 선행돼야한다며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의 한 아동양육시설 관계자 A씨는 "일부 기간 연장을 필요로 하는 아동에게는 꼭 필요한 정책이고, 사회적 분위기상 보호 아동에 대해 계속해서 관심이 커지는 것 같다"며 "사회적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이런 대책을 제시한 것 같다. 긍정적인 변화"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아동양육시설 관계자 B씨는 "정부 발표가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사실 시설에 머무르는 기간의 연장이 아닌 자립을 원하는 아동들도 많은 편"이라며 "현금을 지원하는 등의 경제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주거 공간 확보 등을 돕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아동양육시설 관계자 C씨는 "보호 기간을 늘리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늘린 기간 내에 성인이 된 보호아동들이 좋은 환경의 시설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그런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보호 시설의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늘린 보호 기간만큼 보호 시설 인력 충원을 통해 보호시설 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하고 오랜 기간 아동들과 상호작용해 심리적인 지원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또한 보호 종료 연장뿐만 아니라 보호 과정에서 아동이 자립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만 18세는 독립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기에 정부의 이번 발표는 바람직하다"며 "더 나아가 아동이 시설로부터 독립했다가 도움이 필요할 때는 다시 시설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등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경제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아동의 심리·정서적 지원도 필수적"이라며 "이를 제때 지원해줄 수 있는 자립전담요원 인력의 처우 개선과 인력 확보 등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선욱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가에서 보호종료 아동의 어려움에 관심을 두고 대책을 마련한 것을 환영한다"며 "보호종료 시점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보호 시작 단계·보호 중 단계까지 고려해 전반적인 보호 체계 속에서 보호 아동의 자립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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