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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지지율 '주춤'…'입당'으로 활로 찾나


입력 2021.07.14 15:12 수정 2021.07.14 20:49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X파일' 넘었지만 '확장성‧비전 부족'에 하락세

尹캠프, 리스크 대응 방식‧속도 문제점 드러내

野 "입당 유리하다", "전문가 도움 받아야" 조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월 7일 서울 종로구 한 중국식당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오찬 회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민심청취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론조사 지지율은 좀처럼 따라오지 못하는 모양새다. 제3지대에 머물며 중도층 결집을 모색하겠다는 의도와 달리 윤 전 총장의 메시지가 '반문(반문재인)'에 집중되면서 지지율 정체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14일 발표된 한길리서치 여론조사(쿠키뉴스 의뢰, 10~12일 실시, 전국 만18 이상 1001명 대상) 양자대결에서 윤 전 총장은 36.0%로 이재명 경기도지사(43.9%)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한 달 전 같은 기관에서 실시한 양자대결 조사(6월 5~7일 실시)에선 윤 전 총장이 45.8%로 이 지사(34.5%)를 크게 앞섰지만, 전세가 뒤집힌 결과다. 한길리서치의 대선주자 양자대결에서 이 지사가 윤 전 총장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전 총장은 이번 조사에서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이 지사에게 밀렸다. 40대에선 '이재명 55.3% 대 윤석열 27.1%'로 격차가 가장 컸다. 60대 이상에선 '이재명 30.2%, 윤석열 50.9%'였다.


전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선 더불어민주당 2위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에게 밀린다는 결과까지 나왔다. 윤 전 총장이 최근 실시된 각종 양자대결에서 이 지사에게 뒤쳐진 결과는 있었지만, 이 전 대표에게 밀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지난 10∼11일 전국 만18세 이상 1011명을 대상으로 가장 양자대결을 실시한 결과 윤 전 총장은 41.2%로 이 전 대표(43.7%)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길리서치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7.3%다. 윈지코리아컨설팅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文정책 비판, 아무 맛도 의미도 없는 맹탕"
캠프, 돌발이슈에 '쩔쩔' 일정 진행도 '허덕'


윤 전 총장 지지율이 하락 곡선을 그리는 데에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윤 전 총장은 지난 6일 민심청취 행보를 시작하며 중도층을 아우르는 '반문 빅텐트'를 내걸었지만, 기대만큼 여론을 끌어오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출신 야권 인사는 "여러가지 이슈를 뒤섞어서 한 그릇에 담으려던 전략이 통하지 않은 것"이라며 "보수든 진보든 대중들에게서 '그래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라는 질문이 나오게 하면 안된다. 지금이라도 전략 수정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략적인 메시지와 비전을 내놓지 않고, 누구나 할 수 있는 탈원전‧소주성‧부동산 등 문재인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야권주자에겐 아무 의미도 맛도 없는 맹탕행보"이라며 "이준석 대표처럼 '여성가족부 폐지'정도는 내놔야 뭔가 한다는 인상을 받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여기에 캠프가 여권의 파상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이다. 캠프 좌장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작지만 효율적인 캠프"라고 명명했지만, 현재의 소규모 인력만으로는 돌발변수에 발빠른 대처가 어려운데다 기본적인 현장 일정을 기획‧진행하는 데에도 허덕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외연확장 정책으로 해야지 누구 만난다고 안돼"
국민의힘, 尹지지율 하락세에 '조기 입당' 재촉


국민의힘 내에선 윤 전 총장 캠프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처가 리스크'나 '이동훈 여권 공작' 폭로 등 이슈 대응은 물론 확장성‧비전 부족이라는 또 다른 과제와 마주하고 있는 만큼 입당을 서둘러 선거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로 모아지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14일 TBS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아직 대선주자로서 정확한 모습을 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지자들 완전히 모으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당에 입당해서 대선주자로서 토론 등을 하면 훨씬 더 지지자들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이 보수 진영의 대선후보 보다는 스스로가 중도지대까지 아우르고 싶은 모습을 보이는데 그것이 오히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과의 양자대결 구도에서 지지율이 정체되거나 빠지는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른 당내 인사는 "윤 전 총장이 밖에서 중도층 잡으려다 집토끼까지 놓치게 생겼다. 대선은 '51:49'의 싸움인데 '압도적인 승리' 욕심에 60~70을 얻으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외연확장은 청년, 일자리, 복지 등 정책으로 하는 것이지 어디에 가고, 누구 만난다고 외연확장이 되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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