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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문' 끝난 이준석, 리더십 시험대 섰다


입력 2021.07.14 01:40 수정 2021.07.14 00:22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이준석 ,'덜컥' 합의에 당은 '발칵'

지도부 이견 드러나며 수습도 더뎌

중진들 저마다 한마디씩 '훈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전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전국민재난지원급 지급을 합의했다 번복한 것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순항하던 이준석호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허니문' 기간이 끝나고 본격적인 리더십 검증대에 올랐다는 관측이다.


이준석 대표가 지난 12일 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를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선별지원'이라는 기존 당론과 다른 데다, 당내 공감대가 없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덜컥' 합의를 했다는 비판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 대표는 소상공인 지원을 기존보다 훨씬 더 두텁게 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지만, '전국민 지원금 지급'이 파급력이 센 이슈라 당내에서 곧장 거센 반발이 나왔다.


당내 '경제통'으로 이름을 알린 윤희숙 의원은 "당내 토론도 전혀 없이, 그간의 원칙을 뒤집는 양당 합의를 불쑥하는 당대표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며 "재난의 충격을 전혀 받지 않은 인구에게까지 모두 재난지원금을 뿌리는 것에 도대체 무슨 정책 합리성이 있는가"고 했고,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실망스럽다. 국민을 표로 보니까 금액을 줄여서라도 전국민에 지급하려고 하는 여당의 의도를 비판해야지, 야당도 동의했다며 숟가락을 얻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논란이 커지려는 모습을 보이자 13일 별도 기자회견을 자처하며 출구 찾기에 나섰다. 그는 회견에서 "확정적 합의보다는 가이드라인에 가까운 것이었다"며 "최종 결정 창구는 원내지도부"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끝내 지도부간 입장도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으며 논란 수습은 더딘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 측은 전날 합의와 관련 "원내를 설득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전 국민 지원에 합의했다는 사실 자체가 팩트가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 입장은 달라진 게 전혀 없다. 종전 입장과 똑같은 입장을 가지고 앞으로도 추경안을 심사할 것"이라고 했다.


원희룡 "리스크 관리는 기본…이번 일 경험 삼아 발전하길"
김태흠 "당내 의견 수렴없는 합의는 월권행위"


'0선의 30대' 당 대표를 향해 쏟아지던 당내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당장 국민의힘 중진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저마다 한마디씩 훈수를 두며 노파심을 드러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차 글을 올려 "공격수 본능이 앞서면 어이없는 수비 실수가 나올수 있다"며 "독단적 스타일로 인식되면 당과 함께 하기가 어렵고 리더십이 성립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권교체를 향한 선거경쟁에 있어서도 리스크 관리는 기본중에 기본"이라며 "워낙 뛰어나고 잘하고 있지만, 최근 몇 가지 사안과 이번 송영길 대표 회담으로 겪는 일을 귀한 경험으로 삼아, 더 믿을 수 있는 당 대표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3선 중진인 김태흠 의원도 "이준석 대표는 원외 당 대표로서 국회의 권한인 추경 편성까지 당내 의견 수렴 없이 합의하는 월권행위를 자제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김 의원은 "통일부, 여가부 등 정부조직법 개정 사안을 언급해 논란을 일으키는 것도 옳지 않다. 그것은 차기 대선 후보의 몫"이라며 "아직도 정치평론가, 패널처럼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언급하면 당이 곤란해진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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