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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람의 앞담] 부동산 정치 말고, 부동산 정책이요


입력 2021.07.12 07:00 수정 2021.07.11 21:46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대선 정국 본격화…이재명·이낙연, 부동산 규제에 방점

시장경제 논리 역행, 정치논리에 시장 혼란만 가중

치솟는 집값을 외면한 채 '고점'만 외치는 정부와 마구잡이식 선심성 정책만 쏟아내는 여당의 모습을 보면 정말 루비콘강을 건넌 듯하다.ⓒ데일리안DB

어떤 일이 돌이킬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루비콘강을 건넜다'라고 한다. 치솟는 집값을 외면한 채 '고점'만 외치는 정부와 마구잡이식 선심성 정책만 쏟아내는 여당의 모습을 보면 정말 루비콘강을 건넌 듯하다.


정치권이 본격적인 대선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시장 혼란은 더 심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여권 대선주자 1, 2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동산 공약을 보며 기자는 지금이 2021년인지, 두 발 딛고 서 있는 이곳이 대한민국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 사람에게선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대책을 모색하던 여당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규제만으론 시장을 안정시킬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 있음에도 더한 규제카드를 공약으로 꺼냈다. 세는 것조차 무의미해진 숱한 정책 실패를 맛보고도 아직 더 실험할 게 남았단 말인가.


이재명 지사는 정부와 공공이 직접 개입하면 집값을 잡을 수 있단 논리다. 부동산 투기에 대해선 세금폭탄을 넘어 강력한 징벌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급도 정부가 조절한다. 집값이 떨어지면 정부가 주택을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전환해 공급하고, 반대로 너무 오르면 사뒀던 물량을 시장에 풀면 된단다. 가진 자 주머니를 털어서 못 가진 자에게 나누는 건 갈등만 부추기는 낡은 방식이라고 지적하던 이 지사의 발상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케케묵은 토지공개념을 내걸었다. 한정적인 토지라는 재화를 정부가 나서서 컨트롤하겠다는 거다. 서울과 광역시는 개인 택지 소유 상한선을 400평으로 제한하고 개발이익 최저 환수율을 최대 50%까지 높이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그렇게 걷은 세금은 청년 주거복지와 공공임대주택 건설에 반반씩 쓰겠다는 구상이다.


아묻따(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표만 챙기면 된다는 심산인가 보다. 시장 안정화를 위한 부동산 정책은 고민하지 않고 부동산 정치만 하고 있다. 현실성 없는 발언에 피로감만 쌓인다.


기자는 무주택자지만 다 쓰러져가는 움막에 살고 싶진 않다. 무려 3층이었음에도 햇빛 한 줌 들지 않는 원룸에서 월세살이를 시작해 지금은 코딱지만 한 집이지만 볕 잘 드는 꼭대기 층에서 전세로 살고 있다. 다음 집은 자가는 아니더라도 지금보다 더 넓고 쾌적한 아파트면 좋겠다.


좁은 집에서 넓은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 낡은 아파트를 재건축해 번듯한 새 아파트에 살고 싶은 마음은 시장경제 논리로 보면 너무나 당연하다. 그런 희망을 동력 삼아 경제활동을 하는 거다.


그런데 여권 대선주자 선두로 꼽히는 두 인사의 입에서 나오는 공약은 이런 기대감, 희망마저 사치라고 말하는 듯하다. 왜 이렇게 아등바등 살고 있나 무기력감만 키운다. 반복된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루비콘강을 건너야겠거든, 애먼 국민들까지 잡아끌지는 말아야 겠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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