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PC 크로스 플레이 플랫폼 도입 활발
PC 결제서 '탈구글' 늘고 있지만 구글 연동 비중이 더 커
구글 플레이 매출 통한 마케팅 효과 상당…종속 현상 우려도
게임업계에 모바일 게임을 PC에서도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자체 ‘크로스프레이’ 플랫폼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PC에서는 게임사들이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앱 마켓 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게 됐지만 대부분의 게임사가 구글 플레이 등 모바일 앱 마켓과 결제를 연동하고 있다. 아직까지 구글 플레이 매출 집계를 통한 마케팅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일 게임트릭스에 집계된 7월 첫째 주 PC방 인기 순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이 새롭게 19위에 진입했다.모바일 게임이 PC방 순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딘은 카카오게임즈의 ‘다음 게임’ PC 플랫폼을 통해 별도의 에뮬레이터(가상화 프로그램) 필요 없이 모바일 계정과 연동해 즐길 수 있다.사용자 환경(UI) 등 PC MMORPG에 버금가는 최적화된 환경을 지원해 PC방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플랫폼 경계를 허무는 모바일-PC 크로스플레이 서비스는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서 MMORPG 장르를 중심으로 보편화되고 있다.단순히 모바일 화면을 그대로 PC에 띄우는 '에뮬레이터' 방식을 넘어서 게임사들이 자체 구축한 크로스플레이 플랫폼을 통해 모바일, PC, 콘솔 등 모두 한 서버에서 함께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라인게임즈가 올해 출시한 ‘스매시 레전드’ 모바일과 PC(스팀)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자체 개발한 모바일-PC 크로스플레이 플랫폼 ‘플로어’의 베타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출시를 준비 중이다. 올해 출시된 엔픽셀의 모바일 MMORPG ‘그랑사가’ 역시 PC 클라이언트를 통해 모바일과 연동해 즐길 수 있도록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크로스플레이는 엔씨소프트가 도입한 자체 크로스플레이 서비스 ‘퍼플’을 통해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퍼플은 스트리밍 기능을 통해 끊김 없는 게임 플레이를 지원하고 채팅, 키보드와 마우스 최적화된 조작 시스템 등이 특징이다. 리니지M, 리니지2M, 트릭스터M,프로야구H3 등에 적용하고 있고 향후 신작 '블레이드앤소울2'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크로스플레이가 보편화되면서 PC버전의 결제 시스템을 두고 게임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모바일 게임에서 유료 결제가 이뤄지면 구글, 애플 등 앱 마켓에 인앱결제 수수료 30%를 지불해야 하지만 PC버전의 경우 이 결제 방식을 꼭 따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가령, 위메이드가 지난해 출시한 모바일 MMORPG 미르4'는 4대 앱마켓과 PC 버전도 지원하는 크로스플레이 형태로 출시됐다. PC버전의 경우 원스토어 결제 시스템과 연계 돼 관련 매출은 원스토어에 연계된다. 엔픽셀 모바일 MMORPG '그랑사가'에 제공되는 PC 클라이언트는 외부 PG사와 연계해 결제 시스템을 갖췄다.
이를 통해 인앱결제 30% 수수료율 부담을 덜 수 있지만, 게임 흥행의 척도가 되는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집계에서 빠진다는 단점이 있다. '구글 플레이 매출 1위' 등과 같은 마케팅이 어려워진다. 구글 플레이 매출 합산 효과가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게임사의 경우 수수료 부담에도 불구하고 구글 등 앱 마켓과의 연동을 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엔씨소프트의 크로스플레이 서비스 '퍼플'은 구글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30% 수수료율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은 PC 버전에서 결제하려면 양대 앱 마켓 계정과 연동돼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통해야 한다. 넥슨 대표작 'V4' 역시 PC 버전에서 결제는 지원하지 않고 모바일에서만 가능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PC에서도 구글 수수료 30%를 지불하는 것이 부담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게임사 입장에서는 구글 플레이 매출 1위에 오르는 등 상위권 순위에 올랐다고 노출되는 것만으로 광고 효과가 상당하다"며"또 구글과의 전면전에 나서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