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장의 열기 때문에 뉴욕의 한 호수가 온천에 버금가는 수온을 기록하고 있다. 호수에 살던 물고기들도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5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뉴욕주 북부 드레스덴 지역에 위치한 세네카 호수의 수온이 급상승한 사실을 보도했다.
세네카 호수 근처에는 ‘그리니지 제너레이션’이란 비트코인 채굴 회사가 자리하고 있다. 해당 회사가 위치한 곳은 과거 석탄 발전소였다가 2017년 인수된 후, 2019년부터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갔다.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를 ‘채굴’하려면 특수 제작된 컴퓨터를 사용해 복잡한 수학 연산을 풀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컴퓨터가 가동되기 때문에 전기 소모가 상당하며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에 고열이 발생한다.
현재 회사는 약 8천여 대의 슈퍼컴퓨터를 연중무휴로 24시간 가동 중이며, 여기서 발생한 열이 호수의 수온을 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환경단체와 인근 주민들은 “해당 시설이 수온 상승을 비롯해 주변의 공기마저 오염시킬 수 있다”며 “당장 가동을 중단하라”고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해당 회사가 지역 발전을 위해 꾸준히 기부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이들이 내는 세금 또한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된다며 지지하는 모임도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위주의 비트코인 채굴 방법에 힘이 실리고 있는 만큼 이번 ‘세네카 호수’의 수온 상승이 환경 보호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강화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