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윤석열, 공교롭게도 같은 날 충청行
송영길, 중원 표심 구애하며 '윤석열 때리기' 투트랙
"충청 마음 잡아야 대선 승리…광역철도망 등 뒷받침"
尹 겨냥 "잠꼬대 같은 말 떠드는 분, 상황 파악 부탁"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윤석열이 듣습니다' 민심 투어 첫 행선지로 대전을 택한 가운데 공교롭게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이날 대전과 충북을 찾아 광역철도망 구축과 정부 기관 이전 등을 약속하며 '중원 민심 잡기'에 열을 올렸다. 충청권은 역대 전국 단위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곳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윤 전 총장 '때리기'도 빼먹지 않았다.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한 뒤 대전시청과 충북도청에서 잇따라 대전 예산정책협의회와 충북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었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대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충청인의 마음을 잡아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세 분의 대통령이 탄생한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곳도 이곳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충청권 광역철도망 사업이 잘 추진되고 기상청 관련 4개 부처의 이전 문제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충북 예산정책협의회에선 윤 전 총장을 겨냥해 "갑자기 자유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졌다고 떠드는 잠꼬대 같은 말을 한 분이 있는데 제대로 상황 파악을 할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무너진 자유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겠다"고 했었다.
송 대표는 또 이날 취재진과 만나선 "특수부 검사에서 공안부 검사 시절로 돌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윤 전 총장은 미래를 논의해야 한다"며 "여야 모두 대한민국의 헌법적 기초 위에서 서로 경쟁해야 하는데 전제를 부정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했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을 비판한 윤 전 총장의 역사관 관련 언급을 비판한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와 동선이 겹치지는 않았지만 윤 전 총장도 이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했다. 이후 윤 전 총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로 이동해 원자핵공학과 석·박사 과정 학생들과 오찬을 하면서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 비판 행보를 이어갔다. 전날(5일)엔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면담 직후 취재진에게 "검찰총장직을 그만두게 된 것은 월성 원전 자체와 직접 관련이 있다"며 "졸속 탈원전 방향은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고 했다.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윤 전 총장의 첫 행보는 '월성 1호기 수사 외압'을 주장하고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것으로 시작됐다"며 "그러나 이 행보는 당시 검찰총장으로서 월성 1호기 수사를 편파·과잉수사 했음을 부각하는 소위 '적반하장' 행보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정부는 세계적·시대적 흐름에 맞춰서 '환경 친화형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의 주장은) 원전 해체 비용, 사용 후 핵연료 처분 비용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무식'"이라고 했다.
원내수석부대표인 김성환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월성 원전 1호기 폐기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자 법원에서도 불법이라는 결정을 내린 사안"이라며 "많은 국민은 대선 출마를 위한 알리바이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