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호조·주가부양책으로 ‘성장 정체된 통신주’ 오명 벗어
5G 가입자 소송 장기 리스크…하반기 CAPEX·마케팅비 증가
올해 들어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동통신 3사의 주가가 2분기까지 가파르게 치솟았다.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확대와 신사업 호조에 힘입어 2분기 실적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이통 3사의 ‘탈(脫)통신’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는 모양새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연초인 1월 4일 23만7000원이던 SK텔레콤 주가는 이달 2일 31만8500원으로 마감하며 34%의 상승률을 보였다. KT는 올해 초 2만3800원으로 시작해 3만1800원까지 34% 치솟았고, LG유플러스도 1만1850원에서 1만5100원까지 27% 증가했다.
이통 3사 합산 영업익 2분기 연속 1조 돌파 전망
그동안 성장이 정체된 대표주 격으로 불리던 ‘통신주’라는 오명을 벗고 연일 상승세를 이어간 데는 이통 3사의 주가부양책이 한몫했다.
SK텔레콤은 자사주 소각과 함께 액면분할 계획을 발표했고, KT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집중할 ‘KT 엔터프라이즈’를 출범했다. LG유플러스는 창사 이래 최초로 자사주 1000억원을 취득하면서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했다.
기업 가치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실적 역시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통 3사는 올해 1분기 무선 사업 호조와 신사업 성장세에 힘입어 시장 전망치의 10%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통 3사 합산 영업이익은 2017년 2분기 이후 14분기 만에 1조원을 돌파했다.
2분기 전망도 밝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4조8456억원, 영업이익 3944억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4조6028억원·영업이익 3595억원) 대비 각각 27%,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매출 6조1094억원, 영업이익 390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5조8765억원·영업이익 3419억원) 대비 각각 4%, 14% 증가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도 매출 3조4469억원, 영업이익 2677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매출 3조2726억원·영업이익 2397억원) 대비 각각 5%, 12% 증가할 전망으로 3사 모두 10%대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전망치에 근접할 경우 이통 3사 합산 영업이익은 2분기 연속 1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5G 가입자 1600만명 달성…통신 끌고 신사업 밀고
이 같은 실적 상승세는 전통적인 이동통신 사업과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신사업이 동반 성장한 결과로 풀이된다. 통신사업에서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은 5G 가입자의 꾸준한 증가세가 영향을 미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국내 5G 가입자 수는 1584만1478명으로 6월 말까지 1600만명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5G 네트워크 품질에 대한 불만으로 소비자 집단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장기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규모 5G 기지국 구축에 따른 설비투자(CAPEX) 증가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이통 3사는 연내 5G 28기가헤르츠(GHz) 대역 기지국을 각 1만5000대씩 의무 구축해야 한다. 이는 이통 3사가 2018년 진행된 5G 주파수 경매에서 해당 대역을 받으면서 3년 내 구축하겠다고 약속한 숫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가입자가 늘어도 기존 통신사업의 성장세는 크지 않지만, 신사업이 전체 사업 영역에서 비중을 점차 확대하면서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며 “주가가 상승 흐름을 보이는 것도 통신사업보다는 신사업의 성장 가능성 덕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하반기에는 5G 기지국 구축에 따른 비용 발생과 삼성전자, 애플의 신규 플래그십 5G 단말 출시로 인한 마케팅비 경쟁으로 영업이익이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통 3사는 내달 초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