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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금리인하 D-1…제도권서 밀리는 저신용자


입력 2021.07.06 06:00 수정 2021.07.07 11:14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7일부터 법정금리 24→20%

카드·저축銀 6등급 차주 비중↓

"불법사금융 내몰릴 가능성↑"

법정 최고금리가 오는 7일부터 20%까지 인하되면서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문턱을 낮추는 금융사가 늘어나고 있다. ⓒ데일리안

법정 최고금리인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저신용 차주들이 제도권 금융사에서 밀려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가 떨어진 만큼 금융사들이 대출 문턱을 높여 저신용자가 돈을 빌릴 창구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아울러 저신용자의 마지막 선택지인 대부업자들이 사업축소를 공언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7일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기존 24%에서 20%로 인하한다. 지난 2018년 2월 27.9%이던 최고금리가 24%로 인하된 뒤 3년여 만에 재차 4%p 떨어진 규모다. 금융당국은 이번 최고금리인하로 20% 초과금리를 이용하는 차주 208만명의 이자부담이 매년 4830억원 경감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번 인하 조치로 카드·캐피털·저축은행 등 저신용 차주가 대거 몰린 금융사들이 대출문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 가운데 5개사가 9~10등급 차주를 대상으로 카드론을 취급하지 않았다. 아울러 국민카드가 5월부터 하나카드에 이어 두 번째로 7~8등급 차주 대상 카드론 대출을 취소하면서 저신용차주 대출 공급은 더 축소됐다.


저축은행업계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금리현황을 공개한 36개 회사 가운데 61%에 달하는 22개사가 500점 이하 신용평점을 지난 차주에게 신용대출을 내주지 않고 있다. 신용평점 상 500점은 통상 6등급 수준으로 통용된다. 즉, 6등급 이하 차주에게 신용대출을 빌려주지 않는 저축은행이 절반을 넘는다는 의미다.


ⓒ데일리안

금융사들이 대출문턱을 높이면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차주도 대다수다. 나이스신용평가가 공개한 신용평점별 인원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용평점이 500점(6등급) 이하인 차주는 총 232만3622명으로 집계됐다.


금융위원회도 20%를 초과하는 금리를 이용하는 대출자를 239만명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가운데 13%인 31만6000만명이 이용하고 있는 2조원 규모의 대출잔액에 대해서는 대출만기가 도래하는 향후 3~4년에 걸쳐 민간금융 이용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저신용차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최후의 제도권 금융사인 대부업체들에 대한 접근성도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대부업체들은 이번 최고금리 인하를 소급적용하지 않아도 된다.


이에 대부업계에서는 5∼6%에 이르는 조달금리로 인한 손해가 확대되는데다 대손비율, 중개수수료, 영업비용 등을 고려하면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어 기존 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저신용자들이 대부업체를 넘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당장 금리인하로 인한 금융사의 피해가 막심하진 않지만 추가적인 금리인상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측면에서 손실이 커질 수 있다"며 "금리가 인상되면 조달금리와의 갭이 줄어들고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어 대출을 조이는 금융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서민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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