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부지 주택공급 논란 일단락…대체지 4300가구 '반대' 여전
"속도전·물량전 매몰된 정책 수립 부작용, 원활한 주택공급 예측 어려워"
정부의 8·4대책으로 촉발된 김종천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은 무산됐지만, 지자체와 시민들 간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일 과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8시까지 치러진 김종천 과천시장 주민소환투표는 부결됐다. 전체 유권자(5만7286명) 가운데 21.7%가 투표에 참여해 개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김 시장은 1일부로 시장직에 복귀해 남은 임기 1년간 시정업무를 지속할 수 있게 됐다. 지역주민들 사이에선 주민소환을 끌어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도 남지만, 전체 유권자의 5분의 1이 투표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정부 정책에 경고가 됐을 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과천시민은 "주민소환이 성사돼 정부가 졸속으로 정책을 마련한 데 대해 강하게 경고하는 기회가 되길 바랐지만 아쉽게 무산됐다"라며 "한 가지 결론은 지난해 8·4대책 이후 1년 가까이 지자체와 시민들이 하지 않아도 될 싸움에 막대한 상처를 입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표율 20%가 절대 적은 수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청사부지 개발을 놓고 정부도 과천시도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겠다고 자성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천 시장은 시장직 복귀 첫날인 1일 기자들과 만나 "주민소환투표를 통해 과천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게 됐다"며 "남은 임기 중 직접 현장에서 시민들을 만나 청사부지 일대 활용방안을 마련, 정부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사부지 주택공급에 대한 논란은 주민소환투표가 종료되면서 어느 정도 일단락된 모습이다. 이에 따라 과천시는 과천과천지구 및 시가화 예정지를 개발해 4300가구 주택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국토부와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시가화 예정지도 조만간 특정해 열람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다만 정부 계획보다 많은 양의 주택이 공급되는 데 대해선 여전히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주민소환추진위는 청사부지 반환 및 주택공급 계획 전면 철회를 위해 과천시민광장반환추진위원회로 명칭을 바꾸고 관련 활동을 지속한단 계획이다.
김동진 반추위 대표는 "청사부지를 온전히 과천시 땅으로 돌려받고 개발 계획이 확정된 이후 시민들 의견을 수렴해 주택공급 여부를 결정할 문제"라며 "얼마 남지 않은 자투리땅을 개발해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건 과천을 베드타운으로 만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작정 주택을 공급할 게 아니라 기업 유치나 다양한 편의시설 마련을 통해 서울·경기권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과천을 자족도시로 발전시키는 방법"이라고 했다.
반추위는 앞으로 주요 대선후보 캠프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당사, 국토부·기재부 등을 찾아 이 같은 의견을 개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선 여전히 주택공급에 대해 전면 철회를 주장하는 시민들이 많은 탓에 대체지를 활용한 공급계획 역시 추가 진통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도 정부가 단기간 시장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 무리하게 주택공급 정책을 강행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정부 정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지자체·주민 의견을 받아들여 절충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속도전, 물량전에 매몰돼 추진하다 보니 이런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라며 "여전히 일부 주민들의 반발이 있다는 건 대체지 주택공급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진단했다.
또 "과천은 강남을 대체한다든지, 진입하고자 하는 수요자가 많은 지역"이라며 "주택공급이 자꾸 차질을 빚어서 이러한 수요를 분산하지 못하면 시장 불안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