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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자동차 내수 흐림, 수출 맑음…현대차·기아 과점 심화 전망


입력 2021.06.30 06:03 수정 2021.06.30 12:53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내수판매, 반도체 수급난·역기저효과 등으로 4.3% 감소 예상

세계 주요시장 수요 회복으로 수출 전망 밝아

현대차 스타리아. ⓒ현대자동차

하반기 자동차 내수판매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과점 현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해외 시장은 전반적으로 호조가 예상됨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수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자동차 내수판매는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과 지난해 하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역기저효과로 전년 대비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은 올 하반기 자동차 내수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업계에서는 당초 7월부터 일몰 예정이었던 개별소비세(개소세) 감면(5%→3.5%)이 연말까지 유지되면서 실적 하락을 어느 정도 지탱해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완성차업체 한 관계자는 “개소세가 5%로 환원됐을 경우 예상됐던 7월 판매절벽을 개소세 감면 연장으로 무사히 넘기게 되는 만큼 하반기 내수판매 감소폭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아 K8. ⓒ기아

업체별 내수판매는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상반기 완성차 5사 내 점유율이 90%에 육박했던 현대차와 기아로의 쏠림 현상이 하반기에는 더 심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대차와 기아는 상반기 출시해 하반기까지 신차 효과를 유지할 모델들이 다수 포진해 있고, 하반기 출격 대기 중인 신차들도 남아있는 반면,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중견 3사는 물량을 크게 늘려줄 신차가 전무한 상태다.


현대차는 상반기 미니밴 스타리아와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출시했고,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준중형 SUV 투싼의 신차 효과도 지속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볼륨 차종은 아니지만 제네시스 G80 전기차와 고성능 모델 아반떼N도 출시된다.


기아는 상반기 준대형 세단 K7의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K8을 출시했고, 플래그십 세단 K9도 풀체인지급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을 가한 신모델을 내놨다. 하반기에는 전용 전기차 EV6 판매가 본격화되고 스포티지 풀체인지 모델도 나온다.


내수 시장은 좁아지지만 현대차와 기아의 제품 경쟁력은 강화되면서 시장 지배력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형 스포티지. ⓒ기아

반면, 중견 3사는 상반기에도 풀체인지 모델 출시가 전무했고, 하반기 역시 볼륨 차급에서는 신차 계획이 없는 형편이다.


한국GM은 하반기 순수 전기차 볼트EV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를 비롯해 SUV, 볼트 EUV 등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이들은 전기차로 시장 규모가 한정된 데다, 수입 판매 차종의 한계로 볼륨 확대에 크게 기여하긴 힘들다.


그밖에 풀사이즈 SUV 타호 등의 수입 판매도 검토되고 있으나, 역시 수입차라는 한계가 있다.


쌍용차는 이달부터 첫 준중형 SUV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의 양산에 돌입했으나 유럽 시장에 우선 출시된다. 전기차 보조금 소진 등을 감안하면 올해 중 국내 출시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그나마 4월 출시된 렉스턴 스포츠 및 스포츠 칸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 회생절차를 밟고 있어 회사가 계획 중인 ‘인가 전 M&A’가 성공적으로 이뤄져야만 소비자 불안을 잠재우고 판매에 매진할 수 있다.


코란도 이모션.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은 올해 풀체인지는 물론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계획도 없다. 지난해 출시된 XM3에 수출형 버전인 ‘뉴 아르카나’ 디자인을 적용하고 주행 보조기능을 업그레이드한 2022년형 모델로 하반기를 꾸려나가야 한다.


수출의 경우 내수에 비해 전망이 밝은 편이다. 산업연구원은 하반기 전반적인 세계 수요 회복과 전기차 및 고급차의 수출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자동차 수출액이 12.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기아의 해외 현지공장 가동률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5월 해외판매(수출 및 현지 생산 판매 포함)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67.7% 및 74.2% 증가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미국과 신흥국들을 포함한 주요 시장의 경기 회복에 따라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모기업의 발주량에 따라 수출실적이 결정되는 한국GM과 르노삼성도 하반기 수출 전망은 밝은 편이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가 미국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주문이 밀려 있는 상황으로 지난달 말부터 이 차종을 생산하는 부평 1공장을 2교대 체제로 전환해 풀가동 중이다.


5월 초 프랑스 Le havre항에서 양하 작업 중인 XM3.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 역시 이달부터 XM3 판매지역을 기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4개국에서 28개 국가로 확대하는 한편, 엔진 라인업도 1.3 가솔린 직분사 터보 모델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하면서 하반기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까지 노조와의 갈등으로 단행했던 부분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부산공장을 2교대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쌍용차도 지난 5월 5년 만에 월 최대 수출실적(3854대)을 달성하는 등 그동안 공들여오던 해외 마케팅이 빛을 발하고 있다. 상반기 생산차질에 따른 대기물량 등을 감안해 당분간 생산라인을 수출 위주로 가동한다는 전략이다. 10월부터 유럽에 출시되는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의 흥행 여부도 관심이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가 해소되는 타이밍이 관건이지만 수출과 내수를 포함한 하반기 전체 실적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중견 3사는 생산 여력을 수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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