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리와인드④] ‘월간 집’ 명수현 작가, 달달한 로맨스에 현실 한 스푼

‘막영애’·‘혼술남녀’서 선보인 공감

‘시를 잊은 그대에게’ 따뜻한 감성 강화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tvN

명수현 작가는 그동안 청춘들의 애환을 적나라하게 담으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놓치지 않았다. ‘막돼먹은 영애씨’ 시리즈는 물론, ‘혼술남녀’에서도 청춘들의 현실을 유쾌하게 담으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를 통해서는 힐링 감성이 더욱 극대화됐다. 병원 내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일상을 시와 함께 그려내며 독특하면서도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냈었다.

현재 방송 중인 JTBC 드라마 ‘월간 집’에서는 웃음과 공감이라는 명 작가의 특기가 집약됐다. 집에서 사는(live) 여자와 집을 사는(buy) 남자의 내 집 마련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로, 모두의 관심사인 ‘집’을 메인 소재로 내세웠다. 집과 부동산 사이의 현실적인 고민은 물론, 집에 대한 특별한 의미와 정소민, 김지석의 티격태격 로맨스 케미까지. 생활 밀착형 로맨스의 새 장을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막돼먹은 영애씨’·‘혼술남녀’ 아픈 현실도 씩씩하게 이겨내는 청춘들

명 작가는 ‘막돼먹은 영애씨’에서는 당시에는 노처녀로 취급 받았던 영애의 애환을, ‘혼술남녀’에서는 공시생들과 노량진 강사들의 ‘웃픈’ 일상을 담아냈다. 영애의 녹록하지 않은 회사생활부터 너무 지질해서 외면하고 싶지만, 마치 내 모습 같아 지켜볼 수 없었던 다사다난한 연애사가 공감을 자아냈다. 시트콤을 방불케 하는 유쾌한 분위기 역시 ‘막돼먹은 영애씨’만의 매력이었다.

‘혼술남녀’에서는 공감에 로맨스를 가미하며 멜로 가능성을 넓혔다. 공시생들의 현실적인 에피소드도 눈길을 끄는 요소였지만, 주인공 진정석(하석진 분)과 박하나(박하선 분)이 티격태격하면서도 로맨스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유발되는 설렘이 관전 포인트가 됐다.

‘월간 집’에서는 결혼, 취업에 이어 집이라는 새로운 고민거리를 담는 동시에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주로 활약해 온 김지석, 정소민이 투톱으로 나서 더욱 기대감이 크다. ‘내 집 마련’ 로맨스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제대로 된 현실 반영을 예고한 ‘월간 집’을 통해 이번에도 명 작가가 공감과 웃음, 달달함 모두를 담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JTBC, tvN

◆ ‘시를 잊은 그대에게’ 멜로+코믹에 더하는 ‘감성’

명 작가의 가장 최근 작품인 ‘시를 잊은 그대에게’에서는 따뜻한 감성이 빛났다. 물리치료사, 방사선사, 실습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 그들의 일상을 시와 함께 그려냈다는 점에서 독특함이 있었다. 당시 시청률은 낮았지만, ‘시를 잊은 그대에게’만의 감성을 즐기는 마니아층은 있었다.

방송 초반 그동안 병원 드라마들이 주로 다뤄온 의사가 아닌, 다른 직업군을 내세운 신선함은 있었지만 그들의 우정과 사랑에 집중하며 직업 자체를 제대로 조명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러나 드라마 중간 중간 시가 삽입돼 특별한 감성을 느끼게 했었다. 회마다 시가 꾸준히 사용이 된 것은 물론, 드라마 내용에 딱 맞는 시가 삽입될 때 전달되는 효과는 더욱 컸다. 시와 드라마의 만남이라는 시도 자체가 신선했다는 평가였다.

‘월간 집’ 역시 소재의 특별함은 물론, 빌런 없는 로맨스 드라마로 힐링을 예고 중이다. 신선한 소재와 동시에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놓치지 않는 명 작가의 새 로맨스는 어떨지 기대를 모은다.

<명수현 작가 작품>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3~9,11,13’(2008년~2014년)

tvN ‘혼술남녀’(2016년)

tvN ‘시를 잊은 그대에게’(2018년)

JTBC ‘월간 집’(202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