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감자·수권주식수 확대 가결…경영 정상화 기반 마련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 등 업황 호조…유가 상승에 드릴십 매각 가능성도↑
올해 수주 목표를 벌써 65%나 달성한 삼성중공업은 건전해진 재무구조와 실적 호조에 힘입어 경영정상화에 나설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22일 오전 경기도 판교 삼성중공업 R&D센터에서 개최한 임시주주총회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무상감자와 수권주식수 확대 안건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은 "액면가 감액방식의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위한 수권주식수 확대는 다가오는 어려움을 선제적으로 타개하고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해 미래를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내달 26일 보통주 및 우선주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시행한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8월10일이다. 아울러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위한 ‘수권주식수 확대’ 작업도 마쳤다. 이로써 발행가능한 주식수는 기존 8억주에서 15억주로 늘어났다.
이들 두 안건이 임시주총을 넘으면서 삼성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무상감자 후 발생하는 자본금 2조5200억원은 1분기 결손금을 해결하는 데 쓰이게 된다. 감자 후 예상 이익잉여금은 2조163억원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중공업이 유상증자를 계획대로 마무리 한 뒤 차입금 상환에 성공할 경우, 부채비율이 1분기 말 261%에서 올해 말 198%로 낮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 달성률 65%(91억 달러중 59억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국내 대형 조선3사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현재까지 컨테이너선 38척, 원유 운반선 7척,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3척 등 총 48척을 수주했다. 수주 잔고도 5월말 계약가 기준으로 258억불에 달해 2015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확보했다.
선박 주문이 늘면서 신조선가도 꾸준히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신조선가지수는 136.1포인트를 기록했다. 6개월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4년 12월 137.8포인트 이후 최고 수준이다.
최근 유가도 70달러로 올라 해양플랜트 부문에서의 수주 낭보도 기대되고 있다. 통상 유가가 오르면 원유 수출을 위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과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어나게 된다. 삼성중공업은 미인도 드릴십 5기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의 미인도 드릴십 재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추가 현금성 자산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 발표는 그 동안 시장이 우려했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드릴십 매각이 계속 진행 중에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을 주주로 두고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인 요인이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15.98%)이며, 삼성생명(3.06%)과 삼성전기(2.16%), 삼성SDI(0.38%) 등이 주주로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주주총회는 무상감자와 수권주식수 확대를 위한 것”이라며 “대주주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는 추후 유상증자 발표 이후에나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