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연체율, 0.21%·0.55%…케뱅 1년새 1.42%p↓
고정이하여신도 개선…보수적 충당금 적립 효과
"CSS 고도화, 인재 영입으로 리스크 관리 만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부실·연체채권을 동시에 잡아내면서 대출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비대면 금융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대출 금액이 급격하게 늘어났지만 보수적인 대손충당금 정책으로 리스크 관리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중금리대출 확대 정책의 영향으로 향후 두 인터넷은행이 연체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두 은행은 신용평가모델(CSS) 고도화와 리스크 전문가 영입 등 다양한 전략으로 부실·연체채권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카카오뱅크의 총대출채권 연체율은 0.21%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0.22% 대비 0.01%p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카뱅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25%에서 0.23%로 0.02%p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은 은행이 빌려준 자금 가운데 돌려받기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돈이다.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단계별로 고정이하·회수의문·추정손실 등으로 나뉜다.
케이뱅크의 건전성도 크게 개선됐다. 올 3월 말 케뱅의 총대출채권 연체율은 0.55%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말의 0.75%보다 0.20%p 개선된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7%와 비교하면 연체율을 1년 새 1.42%p나 떨어뜨리면서 건전성 관리에 성공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말 1.05%이던 케이뱅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올 1분기 0.72%로 0.33%p 떨어졌다. 전년 동기의 1.91%보다는 1.19% 감소한 수치다.
두 은행의 연체율과 부실채권비율이 급감한 요인으로는 보수적인 대손충당금 정책이 꼽힌다. 대손충당금은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채권을 미리 손실로 추산하는 돈을 의미한다. 은행·기업별로 서로 다른 회계정책에 따라 어느 수준의 부실채권을 손실로 처리할지가 달라진다. 대손충당금이 많다는 것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부실위험을 선제적으로 대비한다는 의미다.
올 1분기 카뱅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85.29%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의 173.02% 대비 12.27%p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4.47%보다는 30.82%p 증가한 기록이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대손충당금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나눠 산출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는다는 의미다. 케뱅은 올 3월 말 대손충당금적립률을 151.98%까지 끌어올렸다. 전년 동기의 123.26% 대비 28.62%p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발생가능한 모든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인 대비로 부실·연체채권의 악화를 방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두 은행이 개발하고 있는 신용평가모델은 향후 부실·연체채권 축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카뱅과 케뱅에 중금리대출을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카뱅과 케뱅은 연말까지 잔액 기준으로 각각 1조7602억원, 6232억원씩을 추가로 확대해야 하는 셈이다.
중금리대출은 신용등급 4~6등급 사이의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취급되는 신용대출 상품인 만큼 부실·연체가 발생할 확률이 높은 편이다. 이에 두 은행은 각자가 확보하고 있는 비금융데이터를 기초로 차주의 상환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의 약점은 금융권에 미치지 못하는 리스크관리 체계인데 시장에 먼저 진출한 카카오, 케이뱅크는 보수적인 충당금 정책으로 이를 해결했다"며 "외부에서 리스크 전문 인재를 영입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한 CSS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중금리대출 확대로 인한 출혈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