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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5' 진입한 최재형은 누구?…돌풍 가능성 있을까


입력 2021.06.22 00:16 수정 2021.06.22 10:05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판사 외길 걷다 사법연수원 거쳐 감사원장 취임

법적·도덕적 면면 검증 받은 '미담 부자'

'윤석열 대항마 될까?' 두고선 의견 분분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며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최재형 감사원장이 야권의 대권 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 원장이 대권 도전을 시사하자마자 여론조사에서 단숨에 '톱 5'에 진입해 주목을 받으면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원장은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내달 중순에는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 원장이 정치인으로서의 도전을 준비하고 있지만, 면면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은 점이 많다.


청문보고서 당일 채택·본회의 압도적 찬성으로 감사원장 취임


최 원장은 경남 진해에서 태어나 경기고, 서울대 법학과를 거쳐 1981년 2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 서울민사지법 판사, 청주지법 충주지원 판사, 서울지법 서부지원 판사, 서울고법 판사, 서울지법 판사, 춘천지법 원주지원장, 서울지법 부장판사, 대구고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전지법 법원장, 서울가정법원 법원장 등을 지내며 판사 외길을 걸었다. 이후 2017년 2월부터는 사법연수원 원장으로 근무했다.


그러던 그의 인생에 변화가 생긴 것은 2018년 1월, 문재인 정부에 의해 첫 감사원장으로 발탁되면서다. 최 원장은 문 정부의 첫 감사원장 후보자였다.


당시 청와대는 최 원장에 대해 "1986년 판사 임용 후 30여년간 민·형사, 헌법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보호, 국민 기본권 보장을 위해 노력해 온 법조인"이라며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수호하면서 회계 감사와 직무감찰을 엄정히 수행해 독립성·투명성·공정성을 강화하고 깨끗한 공직사회와 신뢰받는 정부를 실현해 나갈 적임자로 기대한다"고 했었다.


그는 당시 청와대가 발표한 '7대 비리(병역면탈·부동산 투기·탈세·위장전입·논문표절+음주운전·성범죄) 고위공직 원천배제' 원칙을 적용한 첫 번째 인사임에도, 무난하게 청문회를 통과했다.


인사청문회 당일 청문보고서가 채택됐고, 본회의에서도 찬성 231명, 반대 12명, 기권 3명의 압도적 찬성 속에 24대 감사원장 자리에 올랐다. 그만큼 법적·도덕적 문제에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던 인사다.


오히려 청문회 과정에서는 최 원장이 경기고 재학 시절 다리가 불편한 친구를 업어 매일 등하교 시킨 '미담'이 알려지기도 했다. 판사 시절이던 2000년과 2006년에는 두 명의 아들을 입양한 것도 화제가 됐다. 그는 2011년 법률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입양은 말 그대로 아이에게 사랑과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아무런 조건 없이 제공하겠다는 다짐이 있어야 한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文정부 초대 감사원장에서 野 잠룡으로


최 원장은 감사원장 취임 이후 4대강 사업과 방산비리 등 전임 정권에 대한 정책 감사를 펼쳤다.


여권이 최 원장에게 공격적 태세로 돌변한 것은 그가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과정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고, 여권의 '마음에 들지 않는' 감사 결과를 내놓으면서부터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결정 타당성에 대한 감사 결과 △경제성 평가와 △조기페쇄 결정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결론을 내렸다. 조기폐쇄 결정 과정에서는 산업부가 자료를 삭제하는 등 감사원 감사를 방해하였고, 한수원은 회계법인의 실제 판매단가보다 낮게 예측되는 한수원 전망단가를 사용하도록 해 경제성 평가의 신뢰성을 저해했다는 판단이었다.


청와대와 여권이 다양한 방법으로 최 원장을 압박했음에도, 최 원장은 "감사원장이 되고 이렇게 저항이 심한 것은 처음 봤다"는 등 소신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여권의 최 원장을 향한 공세가 심해질수록,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경우과 마찬가지로 야권의 '자원'으로 부상했다.


급기야 최 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대선 출마설에 대해 "최근 저의 거취, '다른 역할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등의 언론이나 정치권의 억측이 있는 것 잘 알고 있다. 때로는 우리 감사원 직원조차도 그런 것 땜에 난처한 것도 잘 안다"며 대선 출마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최 원장은 윤석열 전 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함께 잠재적인 야권의 대선 주자로 공공연히 언급하고 있다.


최재형 대권 도전 선언, 파장 어디까지 갈까


정치권에서는 최 원장의 정치권 데뷔가 어느정도 파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야권 일각에서는 이미 최 원장의 정치권 데뷔를 도우며 그에게 접촉하고 있는 인사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최 원장에 대한 여론의 기대감이 윤 총장에 대한 초반 지지도와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데다, 꾸준한 기부활동 등 선행과 적지 않은 미담이 시대의 흐름과도 맞는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윤석열 전 총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보수 진영에서 어느 정도 부담을 지고 있는 것과 달리, 최 원장은 넘어야 할 산이 없는 상태"라며 "'공정과 형평'이라는 시대의 가치는 윤 전 총장뿐 아니라 최 원장도 대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의 '구원 투수'로서 윤 전 총장에 향하던 지지세가 최 원장에게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회의적인 시선도 없지 않다. 정치 경험이 없는 최 원장이 갑자기 대통령 선거에 뛰어 들어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과연 어느 정도겠냐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0선의 이준석 대표가 대표가 됐다고 하지만, 정치권에서 10년의 경험을 쌓은 이 대표와 최 원장의 경우는 다르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오히려 실제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 '프로 정치인'인 당내 인사들이 집중 조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최 원장 지지율이 '톱 5'라고 하지만, 그래봐야 지지율 4.5% 아니냐"며 "현재 상황에서 야권이 대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는 하지만, 리스크를 잘 관리해야지 안 그러면 되치기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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