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 업종 종목들 시총 절반도 안돼...고평가 논란 제기
상장후 따상 힘들고 시초가 대비 더블 가능성도 낮아
올 하반기 최대어로 주목받는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에 대한 적정가치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장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내달 14~15일 청약을 앞두고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거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카카오뱅크 역시 벌써부터 고평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크래프톤의 총 공모주식수는 1006만230주, 1주당 희망 공모가액은 45만8000~55만7000원에 이른다. 공모자금은 최대 5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공매도 밴드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35조736억원으로 집계된다. 이같은 시총 규모는 순이익 규모에 비교기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42.5배를 곱한 수치다. 시총 35조원은 국내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 넷마블보다 훨씬 높다.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은 17조9364억원이고, 넷마블 시총은 11조6037억원에 이른다. 이는 상장절차를 밟고 있는 크래프톤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규모다.
이처럼 크래프톤이 상장하기에 앞서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배경에는 시장에서 예상한 적정가치보다 과도하게 높은 기업가치가 적용된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는 상장 예심을 통과해 본격적인 상장절차를 밟는 카카오뱅크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2호 인터넷은행으로 현재 20조 안팎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대표 주관사는 통상 비상장사의 기업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총 7개의 비교 대상 기업을 선정한다. 기업가치 평가를 위해 반드시 거쳐햐하는 수순이다.
하지만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위해 월트 디즈니와 워너뮤직과 같은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고 있는 기업들을 비교 대상에 넣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크래프톤은 디즈니와 워너뮤직과 다르게 매출의 80% 이상이 모바일 게임에서 나오기 때문에 이들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엔씨소프트나 넷마블, 넥슨과 비교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크래프톤이 공모 가격을 높게 잡은 이유가 대주주의 전량 구주매출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구추매출 목적은 회사로 신규자금을 유입하려는 것보다 대주주가 가지고 있던 지분 매각을 토대로 한 자금 회수 목적이 커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실상 따상은 물건너 간셈인데 2배 이상의 수익률 내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
이는 대주주들이 공모주를 높게 팔려고 하는 목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높은 공모가로 인해 자칫 흥행 참패로 이어질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뱅의 경우에도 카카오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가 높게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장외가 기준으로는 시총이 40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시총보다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현재 금융지주의 서총은 KB금융지주가 23조원으로 가장 높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 플랫폼 가치를 산정해보면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40조원대로 평가할 수 있다"며 "카카오 보유 지분(31.8%) 가치는 12조7120억원으로 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