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김부겸 총리 취임 한 달...국정운영 안정적, 존재감은 아쉬워


입력 2021.06.14 01:01 수정 2021.06.14 06:09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조용한 2인자’ 역할 충분히 해내

백신접종 속도, 부처간 조율 원만

집값, 부동산투기문제 해결 소극적

“침묵 능사 아냐, 할 얘기는 해야”

김부겸 신임 국무총리가 지난 5월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문재인 정부의 세 번째 총리인 김부겸 국무총리가 14일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이낙연·정세균 전 총리에 이어 취임한 김 총리는 문 정부의 남은 임기 1년을 잘 마무리하고, 여권의 정권재창출을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과 부동산 안정 등 문 대통령과 함께 해결해야 할 현안도 산적하다. 무엇보다 대구·부산(TK)출신으로 영·호남 지역주의를 아우르는 정치인으로서, 여야 혹은 당정청간의 화합을 위해 힘써야 한다.


일단 국정운영은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대통령의 뒤를 든든히 떠받치는 ‘조용한 2인자’ 역할을 묵묵히 해내고 있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존재감은 떨어지는 편이다. 총리의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아쉽다는 의견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부겸 신임 국무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4일 제47대 국무총리로 취임한 김 총리는 취임사에서 코로나19 극복과 여야협치,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서울정부청사로 첫 출근하며 “철저하게 통합을 지향하는 총리가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총리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시기별로 다르다. 임기 초중반을 이끌었던 이·정 전 총리에게 문 대통령이 요구한 것은 ‘책임 총리’였다.


통상 임기 말 총리에게는 안정적으로 내각을 운영하는 ‘관리형 총리’ 역할이 주어진다. 김 총리는 이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가장 중요한 현안인 코로나19와 관련해 백신접종에 속도를 내며, 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을 다소 누그러뜨리고 있다.


취임 후 첫 일정으로도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총리로서의 첫 일정, 당면한 최우선 과제 모두 코로나19의 극복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첫 현장행보 역시 서대문구 백신 예방접종센터를 방문해 백신 접종 현황을 살피고, 종로구 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공개 접종받는 것이었다.


아직까진 당정청 간, 각 부처간 불협화음도 나오지 않았다. 앞서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정부는 부동산 대책 발표 때마다 주무주처인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혹은 서울시 간 계속되는 엇박자를 그대로 드러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3선 의원,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내며 내공이 쌓인 김 총리의 막후 리더십이 발휘된 것이 아닌가 싶다”며 “부처간, 당청 간 조율을 원만히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부겸 신임 국무총리가 5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다만 내각을 이끄는 정부 대표자로서 존재감이 뚜렷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집값 안정 등 부동산 문제나 한국주택토지공사(LH),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 등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에 관련해서도 속시원한 해답을 내놓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부동산 투기 조사 및 수사 중간결과’ 브리핑을 통해 총 34명을 구속하고 908억원의 재산을 몰수·추징했다는 내용 등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LH사건이 터진 후 약 3개월 만에 나온 발표다. 그러나 정작 고위공직자의 수사 성과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1일 발표한 관평원 세종시 유령청사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관평원 직원 82명 중 49명이 부당한 방법으로 특별공급에 당첨돼 시세차익을 얻었으나, 특공 취소 여부는 결론내지 않았다.


이외 검찰 문제 등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에 지나치게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평가다. 일찍부터 대선출마를 염두에 뒀던 두 명의 전임 총리와 달리, 김 총리 스스로 이번 총리직을 마지막 공직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필요 이상의 목소리를 내지 않을 것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침묵의 능사는 아니다”라며 “주요 정치사안에 대해 어느정도 할 얘기는 하고, 문 대통령에게도 가감없이 조언하는 모습 등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김 총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취임 한 달 소회를 밝히며 “제가 늘 밥값 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씀드리곤 했는데 요즘 밥값 하기 참 쉽지 않다”며 “국무총리직의 무게를 절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위로와 힘이 되어드려야 하는데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인지 고뇌가 크다”며 “시간이 충분치 않게 느껴진다.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 경제와 문화를 다시 일으켜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힘겨운 국민 삶을 책임지는 복지국가를 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