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지위 양도 가능한 매물 많은 지역으로 수요 '러시'
중개업자 "매수 문의 크게 늘어…가격 치고 오를 듯"
"구입하실 거라면 지금 사셔야 한다고 말씀드리죠."
지난 11일 오전 찾은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9단지. 취재를 위해 방문하려던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전화로 한창 바쁜 상황 이었다. 사무실 내로 쉽사리 발걸음을 옮기기 미안할 정도로 정신없어 보였다. 어떤 이는 "지금은 바쁘니 나중에 다시 오라"며 손을 내젓기도 했다.
이날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서 빠진 뒤 매수 수요가 증가한데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발표 계획이 발표되면서 하루이틀 새 사무실로 문의 전화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발표된 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이 어떻게 되는 건지 묻는 질문이 많다고 한다.
지난 9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시점을 사업 초기 단계로 앞당기기로 합의했다. 현재는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은 조합설립 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된다.
하지만 재건축 단지는 안전진단 통과 이후부터, 재개발 구역은 정비구역 지정 이후부터로 시·도지사가 기준일을 별도로 정해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시점을 앞당길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즉 앞으로는 지방자치단체의 의지가 있다면 이 시기를 앞당길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서울 재건축 단지의 경우 안전진단을 이미 통과했다면 이후 주택을 매입해도 조합원 분양을 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아직 안전진단 단계를 밟지 않은 단지로 점차 막바지 수요가 늘어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노원구에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들이 특히나 많다. 상계주공 1·3·9·11·13·16단지, 상계한양, 상계미도, 상계보람, 하계장미 등 10개 단지에 달한다. 이 과정에 있는 재건축을 매수하면 정상적인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
B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재건축 단지의 매수를 타진하는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연락이 오면 이젠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이 되니 사려면 지금 바로 사는 것이 좋다고 말해준다"고 했다.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입주권이 나오는 매물의 가격은 더 치고 오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상계주공7단지 인근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매물은 지금도 워낙 귀한데, 수요는 엄청나게 많다. 거기다 가치를 높여주는 규제마저 시행되면 아마도 가격이 더 오르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강화 조치가 노원구 집값 상승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아무래도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거나 재건축이 속도를 내고 있는 단지로 매수세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가격도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노원 쪽에 현재 기회가 남은 단지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노원 외에도 전체적으로 그런(조합원 지위 양도 가능) 매물들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다. 거래가 늘고 가격은 오를 듯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