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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도 ‘쓴맛’…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아직 기회?


입력 2021.06.08 14:43 수정 2021.06.08 14:56        최다은 기자 (danddi@dailian.co.kr)

GC녹십자, ‘지코비딕주’ 개발 중단…나머지 제약사들은 개발 지속

업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성공 가능성 적고, 수익성도 없어"

셀트리온 렉키로나주. ⓒ연합뉴스

GC녹십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치료제 ‘지코비딕주’ 개발을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던 나머지 제약사들의 지속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시작한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는 총 14곳으로 이들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에 돌입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가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은 후 유력 제약회사들의 후보 물질들이 조건부 승인에 연이어 실패했다.


또한 신풍제약, 대웅제약, 종근당, 부광약품, 동화약품 등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3상을 진행 중이지만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 등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수급과 접종이 시작되면서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성공하더라도 수익성은 보장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제약사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끝까지 이어갈 것”


지난 28일 나온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현황ⓒ식약처

하지만 정작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해 온 관련 제약사들은 진행 중이던 임상시험이 중단될 일은 없다며 못 박았다.


실제 지난 4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코비블록’(성분: 카모스타트 메실레이트, 기존명: 호이스타)의 임상 2b상 투약을 완료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피험자의 몸 상태를 관찰해 임상시험 자료 분석에 돌입할 예정이다. 긍정적인 결과가 확보되면 3분기 내 조건부 허가 신청을 하겠다”며 “이와 함께 임상 3상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풍제약도 지난 4월 항말라리아제 ‘피라맥스’의 국내 임상 2상 피험자의 추적 관찰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현재 신풍제약은 피험자 관찰이 종료됨에 따라 유효성과 안전성 확인 임상 데이터 분석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회사 관계자는 “조만간 피라맥스의 국내 임상2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결과 발표 날짜는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종근당도 지난 4월 중순 식약처로부터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 임상 3상 계획을 승인 받은 후 임상시험 준비 단계에 있다. 임상 3상을 위한 환자 모집은 다음 달부터 진행된다.


종근당 관계자는 “임상 3상에 앞서 준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 정식으로 환자를 모집해 투약을 진행할 거다”라며 “임상 3상은 국내에서 먼저 진행한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중단될 우려는 없다.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는 안 됐지만, 임상2상 결과를 보면 특정 환자군에 유효성이 입증됐기 때문에 임상을 계속 진행할 거다”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제넥신 역시 GC녹십자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중단 발표와 관련 없이 임상을 지속한는 입장이다. 제넥신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물질 ‘GX-17’(성분명: 에피넵타킨 알파)의 임상 2상이 인도네시아에서 진행 중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중단될 일은 전혀 없다며 백신과 치료제 모두 개발이 진행 중이며 개발 성공을 위해 달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동화약품도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물질 ‘DW2008S’의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국내에서 임상 2상에 참여할 병원을 섭외 중이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중단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회사 내부에서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업계,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회의적'…시장성·상품성 저하 우려↑


다만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업체들은 임상시험 중단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업계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국내 제약사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성공 여부가 불확실할뿐더러,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출시 시점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이 대다수라 시장성 확보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아울러 국내 제약사는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약물재창출은 다른 질병 치료에 쓰이거나 개발 중인 약물을 사용 용도만 바꿔 치료 가능성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약물재창출용 의약품은 당초 코로나19 치료 목적을 위해 개발한 약물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제로서 기능을 확인하더라도 양질의 치료제로 보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을 때는 치료제와 백신이 서로 경쟁하며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지만, 백신이 나온 이후엔 치료제의 상품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백신보다 치료제가 먼저 나오면 그나마 시장을 점유하겠지만, 백신이 나온 이상 더 이상 치료제가 시장을 점유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설 교수는 “국내 제약사들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약물재창출 방식이기 때문에 식약처 허가가 나더라도 기존에 나온 치료제보다 좋은 약이라고 보기 어렵다”라며 “애초에 코로나19를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약이 아닌, 기존에 다른 질병에 쓰이던 약을 코로나19 감염병에도 쓰는 것이기 때문에 더 상업성이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임상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실제 진행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운 업체들도 있을 거다. 진행이 안 되고 있는데 공개하지 않는 거다. 대외적으로는 회사 주가 때문에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지만 규모가 큰 제약사도 포기하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규모가 작은 제약사들은 해내기는 쉽지 않을 거다”라고 비판했다.

최다은 기자 (dandd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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